트럼프발 셀코리아에 산타랠리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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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1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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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미국 새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외국인이 우리 증시에서 빠져나가는 바람에 연말 '산타 랠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트럼프 당선 소식을 생중계했던 9일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어치에 맞먹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11일 하루에만 449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올해 일간 순매도 규모로 둘째로 큰 수치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순매도한 주식도 1조6300억원어치에 달한다.
 
업종별로 보면 외국인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같은 수출업종을 집중적으로 팔았다. 트럼프 당선인이 자국 산업에 대한 보호 수위를 높일 것으로 우려되면서, 우리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도 외국인 매도세가 강해지고 있다. 외국인 매도 규모는 7~11일 아시아 주요국에서 연간 누적 순매수액 대비 10% 안팎에 달했다. 한국이 9.2%를 기록했고, 대만(11.0%)과 태국(9.3%), 인도네시아(12.9%), 필리핀(16.0%)은 9~16%대로 집계됐다.

트럼프가 추진할 경제정책에 대한 우려로 채권 금리도 급등하고 있다. 위험자산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데 따른 것이다. 미 뉴욕 채권시장에서 현지시간 14일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15%에서 2.26%까지 상승했다. 
 
국채 시장이 흔들리는 이유는 트럼프 당선자가 1조 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국채 발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고된 점도 채권금리를 올렸다.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대비 10.2bp(1bp=0.01%포인트) 급등한 1.610%으로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9일부터 4거래일간 20bp 올랐다.
 
주식시장에 외국인 매도세는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인프라 투자 확대 전망에 국고채 발행이 커지고, 수급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외국인이 단기에 매수세로 돌아서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정책을 구체화하기 전까지는 신흥국 증시도 냉각기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해마다 연말이면 이듬해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나오면서, 주가도 강세를 보이는 산타 랠리가 나타나고는 했다. 특히 산타랠리는 성탄전을 전후로 장밋빛 전망과 부양책이 집중됐던 미국에서 두드러졌다. 반면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김영란법으로 소비가 위축된데다 최순실 게이트로 정치·경제적인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며 "다만 소비가 회복세로 돌아선 미국에서는 산타랠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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