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동 인근의 난지도는 1978년부터 1993년까지 서울시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매립하여 왔는데 그 기간 동안 쌓인 쓰레기의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처음에는 국제적인 매립장의 일반 높이인 45m까지 매립할 계획이었으나 새 수도권매립지 건설이 늦어지면서 세계에 유래가 없는 95m 높이까지 쓰레기가 쌓인 것이다.
물론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이런 난지도가 서울시민을 위한 생태공원이 될 수 있다고 상상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꽃 피기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길 기대하는 것이나 같다"던 과거 한 영국 기자의 조롱을 빗대어 말해보자면,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의 꽃을 피울 수는 있을지언정, 난지도가 시민을 위한 생태공원이 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것은 말 그대로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피우는 일이었다. 그러나 상암 새서울 타운의 건설과 더불어 난지도는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새 천년의 화두인 '환경재생'의 공간으로 녹지공간과 휴식공간을 갖출 준비에 착수한 것이다. 난지한강공원, 노을공원, 하늘공원과 이들을 연결하는 연결다리와 복합연결통로가 완공되며 하나의 생태 환경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95m의 거대한 쓰레기 산 대신에 아름다운 무지개를 볼 수 있게 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