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 칼럼]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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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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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정치부 차장

“내가 뭘 잘못했는데요?”

검찰 수사에서 피의자로 입건된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한 지인에게 했다는 말이다. 억울함을 넘어 분노로 치닫고 있는 대통령에게 이젠 일말의 부끄러움조차 남아 있지 않은 듯하다.

박 대통령은 대국민사과 때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특검도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예기치 않은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자, 돌연 검찰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믿을 수 없다며 약속했던 검찰 수사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청와대 참모진과 새누리당의 친박계 지도부는 대통령의 위법 행위가 차고 넘치는데도 불법이 없다며 대통령 심기 호위에만 급급하다. ‘공범의 공범’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여기에 만약 시간을 끌면서 내부에서 은밀하게 증거인멸과 은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 범죄 집단이나 다름 없다.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동안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박 대통령이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청와대가 얼굴 성형에 쓰이는 국소 마취제를 비롯해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 마취제와 태반주사제, 비아그라까지 대량 구입했고, 비선 의료진 행적까지 드러났다.

그렇지만 청와대가 내놓은 해명들은 오히려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어 국민들을 아연실색케하고 있다.

헌법과 법치를 깡그리 무시하고, ‘여성의 사생활’ 운운하며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품격마저도 내팽개친 박 대통령에게 과연 부끄러움은 있는 것일까. 왜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어야 하는가.

게다가 '수사 1급비밀'로 분류된 정호성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을 들은 검사들이 박 대통령의 무능함에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원된 50여개의 녹음파일에는 최씨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지시하는 내용이 상세히 들어있으며, 그 내용을 직접 들어본 수사팀 검사들은 실망과 분노에 감정 조절이 안 될 정도였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검찰은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거부함에 따라 한계에 봉착했다.

이제부터는 ‘슈퍼 특검’으로 박 대통령을 둘러싼 모든 게이트 의혹을 풀어야 한다.

무엇보다 여전히 의혹에 싸여있는 ‘세월호 7시간’을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통해 최우선적으로 규명해야 한다.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규명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검찰은 삼성그룹과 국민연금공단, 롯데그룹과 SK그룹을 압수수색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의 국민연금 지원이나 면세점 특혜 의혹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대가성이 입증되면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뇌물이냐, 직권남용이냐에 따라 향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과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과 특검 조사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박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지난 주 4%(25일 갤럽 조사), 그는 이미 국민들로부터 탄핵을 당했다. 지난 26일 주말, 박 대통령 퇴진 촉구 제5차 촛불집회에는 전국 190만명(주최측 추산) 시민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촛불이 꺼질세라 언 손으로 감싸 쥐고 목이 터져라 ‘민주주의 만세’를 외치는 국민들의 소리가 진정 두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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