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관의 시선]갈림길에 선 주택시장…정부 역할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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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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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영관 아주경제 건설부동산부 차장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부동산 투자는 통상 3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위험을 최소화하는 보수적 형태의 부동산 매입과 투자가 이뤄진다. 때문에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급매물 위주의 거래가 이뤄지는 등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된다.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의 조짐이 나타나면 투기적인 요소가 가미된 투자가 단행된다. 이때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높이면서 매도와 매수 힘겨루기가 진행되는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주택 상승세를 타게되면 부동산 투자는 '폰지 게임(ponzi game)'의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매수자들이 적극적인 수요로 바뀌고 매도자들의 부르는 값에 시장 가격이 형성된다.

폰지 게임의 자양분은 '빠르게 돈 벌고 싶은 사람의 욕심'이다. 1920년대 미국의 폰지라는 사람은 한 달에 수익률 50% 이상을 보장한다고 약속하고 투자자금을 끌어모았는데, 처음 투자한 사람들에게 약속한 대로 수익이 돌아가자 입소문이 퍼지면서 투자자들이 몰려들었고, 심지어 돌려받은 수익을 다시 재투자하거나 빚을 내서 투자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의문을 품은 일부 투자자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됐고, 결국 사기행각은 만천하에 알려지게 된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전형적인 유사수신 행위의 시발점이다.

수건 돌리기 게임처럼 폰지 게임의 끝은 뻔하지만 게임 참여자들은 알면서 모른 척 한다. 시장 과열기 주택 구매자들이 무조건 주택 구입에 나서는 이유는 레버리지 투자(부채를 섞어서 투자)를 통해 이 참에 한 몫 챙겨야 겠다는 자만감과, 주택 구입 대열에 끼지 못하면 낙오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무리하게 주택 구입에 나서면서 필요한 자금은 거의 대부분 주택담보대출로 충당하게 된다. 문제는 수요가 사라지고 가격 상승세가 멈추거나 하락하는 경우다. 집값이 오를 것이란 생각에 과도한 대출을 받아 집을 샀는데 금리상승, 집값 하락으로 빚 상환 부담이 높아지면서 부작용이 발생한다.

지난 2012년에도 입주 시점에 집값이 분양가 이하로 추락하면서 전국적으로 100만여가구의 하우스푸어가 발생했다. 내년 수십만 가구의 입주를 앞두고 있는 현 부동산 시장도 하방 압력은 매우 높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11월 3주 연속으로 0.2%대의 하락률을 기록하다가 12월 들어 하락세가 0.1%로 줄었지만, 지난 15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인상을 발표하면서 낙폭이 다시 0.15%로 커졌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 인상은 시점과 수준(0.5~0.75%) 모두 예상했던 대로였음에도 국내 부동산 시장이 출렁이는 것은 규제 정책과 공급 과잉 우려, 금리 인상 등 '부동산 3대 악재세트'가 시장에 한꺼번에 출현했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인상이 본격화되고 시장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기준금리 인상 자체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금융권의 조달금리와 시장위험을 반영한 가산금리에 기준금리까지 인상되면 가계의 심리적 불안심리가 확산되며, 향후 주택시장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금리, 대출규제, 가계부채 등 주택금융정책의 규제 강도 조절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주택시장 경착륙을 대비해 서민층을 위한 금융지원과 부동산시장의 실수요를 위한 구제금융 및 재정지원 확대 등 다양한 정책 수단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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