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월 계획된 물량과 원래 3월과 4월 분양을 계획했지만 대선 등의 영향으로 연기됐던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 초 분양시장은 몇 가지 숙제를 안고 출발했다. 강화된 대출 및 청약규제에 이어 입주물량의 증가, 금리인상 가능성, 불안정한 대선 정국 등 대내외 변수 등이다. 다만 여러 가지 악재에도 실질적인 수요가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청약률과 계약률로 나타나 시장이 표면적으론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됐다가 3월부터 우상향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다. 금융결제원 자료를 보면 올해 1월과 2월 서울과 수도권에서 분양한 신규 단지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각각 2.86 대 1, 0.92 대 1 수준이었다. 3월에는 평균 14.08 대 1로 반등했다. 대책 발표 전인 지난해 10월(13.72 대 1)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다.
특히 이번 분양시장에는 몇 가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있다. 우선 대선의 영향으로 3,4월 물량 출시가 적었던 탓에 이번 물량이 실질적으로 올해 분양시장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세부적으로 서울 도심권 아파트의 인기가 지속될지 여부와 수도권 1500가구 이상 매머드급 아파트의 선전, 지방 분양시장의 부활 등도 관전 포인트다.
서울에선 도심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나온다. 최근 입주를 진행한 도심 아파트가 억대 웃돈이 붙을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분양물량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실거주 수요들이 역세권 위주로 조금 가격이 높더라도 아파트를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됨에 따라 이들 단지의 청약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김포와 판교, 의정부 등에서 브랜드를 갖춘 1000가구 이상 매머드급 단지가 줄줄이 출시될 예정이다. 주택시장에서 브랜드와 대단지의 요소를 두루 갖춘 분양단지는 전통적인 블루칩으로 꼽힌다. 주택 구매 수요자들은 브랜드와 단지를 우선 고려요소로 생각한다. 지난해 11월 한 부동산정보업체가 회원 10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동일 입지에서 아파트 구입 시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요인으로 브랜드(36%)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단지 규모(21.3%)가 뒤를 이어 두 번째 요소를 차지했다.
지방 분양시장의 부활 여부도 관심사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전국 아파트단지 14곳 가운데 양주신도시, 포항, 밀양, 제주옥천 5곳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부산과 세종시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지만 의외로 선전하는 사업장이 나타날 경우 전체 분양시장 상승세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도 대선 이후 주택사업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한다. 주택시장 전반의 동향을 나타내는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를 보면 4월 HBSI 실적치는 96.8로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과 비교해도 11.9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그러나 현재의 주택경기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HBSI를 조사, 발표하는 주택산업연구원은 새 정부의 정책방향과 국내 금리인상 압력, 집단대출 규제강화 기조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하반기까지 상승세를 가져가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도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전반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현재로서는 부동산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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