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7’에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한 첨단 제품들이 소개되면서 4차 산업혁명의 미래가 한 걸음 더 우리 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그러나 이 같은 차세대 먹거리 산업은 이동통신 5G 없이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5G는 대용량 데이터를 순식간에 송신할 수 있는 5세대 통신규격으로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4G LTE(롱텀에볼루션)보다 최대 100배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가진다.
특히 5G는 모든 사물을 인터넷에 연결하는 IoT와 데이터를 지연 없이 전송할 수 있어 안전성이 우수한 자율주행차의 주요 인프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5G 전용망이 새로운 인프라로 활용되면서 신산업의 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5G가 실현되면 도시, 자동차, 가전제품, 제트 엔진, 풍력 발전, 병원, 공장 그리고 사람들이 5G 네트워크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최대 20Gbps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고 1㎢에 약 100만개의 기기들에게 IoT 서비스가 제공되며 기지국내 어디에서도 누구나 100Mbps 이상의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5G 기술 선점경쟁이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가장 치열한 이유는 5G 상용화 시기에 이 지역에서 올림픽이 잇달아 개최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먼저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할 한국은 2020년 5G 상용화에 앞서 가장 먼저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KT는 5G 국제표준화보다 18개월 앞서 ‘평창 5G 규격’을 공개해 국제표준화 채택을 위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에 ‘평창 5G 센터’를 구축해 5G 기술 연구와 실증 작업이 이뤄진다. 또 올해 9월까지 5G 시범서비스 네트워크를 강원도 평창, 정선, 강릉, 서울 일부 지역에 구축해 내년 2월 9일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미국 이동통신 2위 업체 AT&T, 도이치텔레콤, 에릭슨 등 15개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로 구성된 '5G 글로벌 협력체'가 제안한 5G 핵심 표준안이 국제표준화단체 3GPP에서 채택되면서 글로벌 협력체를 기반으로 5G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 조성된 세계 최대 규모 5G 시험망에서 '커넥티드카-드론-도로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미래 주행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8억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중국 이동통신 1위 업체 차이나모바일은 에릭슨, 노키아, 화웨이 등 전 세계 40개 통신업체와 5G 기술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차이나모바일이 5G 기초기술개발을 완료시키면서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야외 실증시험에 들어간다.
차이나모바일은 2018년에 일부지역에서 5G 시범서비스에 돌입한 뒤 2019년에 전국 100만개 지역에 설치된 4G 기지국을 5G 전용 기지국으로 개량하는 작업에 들어가고,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잡았다. 중국 정부와 이통3사, 중국 IMT-2020 TF팀은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의 신차 판매를 1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5G 통신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은 2020년 개최될 도쿄올림픽과 5G 국제표준 확정 시기가 맞물리면서 유리한 입지에 있다는 분석이다. NTT도코모는 자율주행차의 원격 제어와 철도 운행을 위한 5G 실증에 들어갔으며, 올해 5월에는 도쿄 도심에 5G의 초고속, 대용량통신, 저지연 단말 접속을 활용한 '5G 트라이얼 사이트'를 구축해 이용자들의 직접 체험이 가능해진다.
미래부 관계자는 “중국은 아직 4G도 제대로 깔려 있지 않은 상황이고, 일본은 아직 5G 주파수 대역을 명확히 어디서 할지 정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중국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도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기보다는 제대로 된 서비스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에서 우리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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