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외교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또 다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고 나선 데 대해 즉각 반발했다.
중국 환구망(環球網)의 보도에 따르면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14일 저녁 성명을 통해 "세계에는 하나의 중국만 있고 대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국 영토의 일부분" 이라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임은 국제사회에 공인된 사실이자 그 누구도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포함한 모든 것을 협상 중"이라고 말한 데 대해 중국이 즉각 반박하고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 '하나의 중국' 원칙이 대만 뿐 아니라 중·미관계의 정치적 기초이며 이는 절대 협상 불가능한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또, "중국은 미국이 대만 문제의 민감성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미국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간 3개 공동 코뮈니케(공보) 준수를 촉구한다"고 힘줘 말했다.
3개 공보는 1972년, 1978년, 1982년 체결한 것으로 미국과 중국 양국관계 유지를 위한 정치적 기반이다. 3건의 공보 모두 '하나의 중국' 원칙 견지를 강조하고 있다.
루 대변인은 "대만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 중·미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과 주요 분야 협력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간접적인 경고의 메시지도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둘러싼 대립각은 지난달 초 트럼프가 관례를 깨고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취임 축하 전화를 받은 데서 시작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의 외교관계 수립과 함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해왔다.
트럼프의 도발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이 차이 총통과의 전화통화에 반발하자 트럼프는 " '하나의 중국' 원칙을 완전히 이해하지만 미국이 왜 이에 연연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중국의 분노를 샀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이 양국 간의 정치·외교적 기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미국이 이를 존중하지 않으면 미·중 관계도 무너진다는 경고음을 계속 내보내고 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환율, 무역 등 분야에서 여전히 중국에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음도 드러냈다.
트럼프는 "위안화 약세로 미국 기업은 중국 기업과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중국이 환율, 무역 정책에서 기대만큼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기존의 강경 입장도 달라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단, 취임 당일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겠다며 우선 대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으로부터 "정말 아름다운 연하장을 받았다"며 '호의'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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