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흑역사 ⑱]대웅제약, 도입품목 위주 매출 한계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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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6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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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도입품목 매출 공백 메우기 진땀…나보타 균주 신뢰도 흠집 등 악재 이어져

대웅제약 [사진=대웅제약 제공]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지난 2016년은 대웅제약에게 잊혀지지 않는 한 해로 남을 전망이다. 매출부터 보툴리눔톡신으로 인한 사회적인 이슈까지 대웅제약은 1년 내내 크고 작은 악재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2012년 6646억원에서 2015년 8005억원까지 대웅제약은 매출액을 꾸준히 늘려오면서 외적 성장을 이뤄나갔다. 8000억원 이상의 매출에 다다르면서 매출액 1조원대 제약사로의 성장 가능성에도 기대를 모았다.

다만 그 성장의 이면에는 다국적제약사로부터 판권을 받아 판매하는 제품인 이른바 ‘도입품목’의 영향이 컸는데, 그 영향은 2016년에 두드러졌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월부로 당뇨병약 ‘자누비아’, 고지혈증약 ‘바이토린’, 치매약 ‘글리아티린’ 등의 도입품목 판권을 종근당에 넘겨야만 했다. 판권이 넘어간 이들 도입품목의 매출액은 150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수 천억원의 매출 하락이 불가피한 대웅제약은 LG생명과학으로부터 당뇨병약 ‘제미글로’, 영국계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고지혈증약 ‘크레스토’의 판권을 받아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808억원으로 전년 동기(6083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때문에 일각으로부터 ‘매출 회복을 추진했으나, 실적 바닥을 확인했다’, ‘도입품목 위주 매출의 한계가 드러났다’ 등의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만 했다.

대웅제약은 도입품목 판권 반환으로 인한 매출 하락이라는 악재 외에도 여러 이슈에 적잖이 시달렸다. 특히 지난해 말 경쟁사인 메디톡스가 대웅제약 보툴리눔톡신인 ‘나보타’ 균주 출처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대웅제약은 균주를 훔쳐갔다는 의혹을 받아야만 했다.

결국 소극적인 대응으로 마무리하려고 했던 대웅제약은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며 적극적인 자세로 태도를 바꿨다. 메디톡스가 원하는 균주 유전체염기서열 전체공개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미국 등 나보타의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대웅제약으로선 신뢰도에 흠집이 생겼다.

일부 임원들의 연이은 이탈이라는 악재도 작용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웅제약을 이탈한 임원이 8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중에서도 주희석 상무는 경쟁사인 메디톡스 대외협력부로 이직했고, 경영관리 전문가 박재홍 전무는 서울제약으로 떠났다. 둘 모두 20년 이상 대웅제약에 머무른 핵심인력이었다.

또 주요 매출원 중 하나인 간기능개선제 우루사도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경쟁품에 밀리는 등 국내 의료진에게 점차 외면 받고 있다. 때문에 우루사가 의약품 재평가를 앞두고 있는 만큼, 결과에 따라선 효능·효과가 축소될 수 있다는 예측을 낳기도 했다.

다만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좌절을 맛본 대웅제약에게도 아직 기회는 있다. 도입품목 제미글로 매출성장, 향남 나보타 신공장 가동과 올해 3분기 미 식품의약국(FDA) 공장 실사, 동남아 수출규모 확대, 인도네시아 바이오의약품 공급 개시 등에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17년에 매출 1조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공표했다. 대웅제약이 2016년을 지워내는 2017년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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