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면서 금융시장도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달러는 주요통화에 대해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으며, 뉴욕증시 역시 주춤한 모양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6일 WSJ과 인터뷰를 통해 공화당이 추진하는 국경 조정세(border adjustment tax)에 대해 제도가 너무 복잡하다는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국경조정세란 미국이 수출품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수입품에만 세금을 물리는 것이다. 공화당에서는 이 제도가 달러화 강세를 유도해 수입품 가격을 낮추면서 세금 증가분을 상쇄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경조정세에 대한 트럼프의 비판에 달러화는 17일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하락했다. 이같은 트럼프의 발언은 보호무역의 수단으로 '관세' 카드를 사용하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렇게 되면 국가 간의 무역전쟁은 불가피해진다. 이는 미국 금융가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고 CNN은 지적했다.
강력한 보호무역정책 기조가 강화되면서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유로, 일본 엔화, 그리고 영국 파운드 등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의 환율을 나타내는 ICE 달러 인덱스에서 달러는 0.7% 하락했다. 달러는 최근 큰 폭의 하락을 겪었던 멕시코 페소에 비해서도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 역시 하락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58.96포인트(0.30%) 떨어진 19826.77로 장을 마쳤다. S&P 500 지수는 6.75포인트(0.30%) 하락한 2267.88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5538.73으로 35.39포인트(0.64%) 떨어졌다.
트럼프는 국경조정세 대신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가장 단순하며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35%의 관세를 물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했으며, 트럼프는 이같은 방법으로 미국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역전문가들은 멕시코나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는 이들 국가에 있는 제조시설을 베트남이나 다른 라틴 아메리카 국가로 옮기는 효과만 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고 CNN은 지적했다.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제품의 가격은 더욱 올라갈 수밖에 없다. 2009년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관세를 매겼을 때 가격은 26%까지 올라갔다.
게다가 미국이 과한 관세를 물릴 경우 다른 국가들도 보복관세를 물릴 가능성이 높다. 멕시코의 경제부 장관은 트럼프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바로 보복관세를 물릴 것이며, 이로써 무역전쟁은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트럼프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가운데, 중국은 자유무역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세계 최대 경제국들 간의 갈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17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5차 세계경제포럼에서 개막 연설에서 "누구도 무역 전쟁에서 승자가 될 수 없다"며 주장하면서 자유무역을 통한 지속적 발전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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