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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제3차 포럼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출마 장소를 보면 전략이 보인다.”
‘장소의 정치학’은 대통령 선거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다. 후보자와 국민을 이어주는 소통의 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후보의 철학과 비전 등을 상징적·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메시지의 총체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진화된 IT 기술진보가 선거에 접목된 2010년 이후 ‘장소의 정치학’은 선거전략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과거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시대에는 대중연설이 당락을 갈랐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미지 등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 전달하는 마케팅 기법) 등 쌍방향 소통이 선거전략의 핵심으로 격상했다는 얘기다.
◆보수 ‘안정감’ vs 진보 ‘변화·개혁’…차별화
24일 현재까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보는 5명이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19일)는 국회,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19일)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22일)은 서울 세종문화회관, 안희정 충남도지사(22일)는 서울 대학로 소극장 굿씨어터, 이재명 성남시장은 성남 오리엔트시계공장을 각각 출정식 장소로 택했다.
이 중 가장 큰 인상을 남긴 것은 안 지사의 출마 퍼포먼스였다. 안 지사는 ‘안희정의 전무후무 즉문즉답’으로 5시간 동안 젊은 층과 문답형식의 끝장 토론을 벌였다. 또한 ‘쌍방향 소통’ 콘셉트를 앞세워 SNS를 통한 실시간 중계라는 ‘실험적 도전’에 나섰다. ‘50대 기수론’의 선두주자답게 ‘시대·세력·세대교체’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였다.
이 시장은 12살 때 자신의 일하던 공장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여기에는 촛불정국에서 20%대 지지도를 넘어섰던 이 시장이 ‘노동자 대통령론’을 통해 범야권 지지층 공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 깔렸다. 이 시장 측 제윤경 의원은 “노동을 존중하는 국가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출마 선언을 했던 심 대표가 대의정치의 상징인 국회를 택한 것은 ‘의회주의자’ 콘셉트를 통해 진보진영에 낙인찍힌 투쟁의 이미지를 불식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 이사장과 손 의장은 각각 ‘우리가 가야 할 나라, 동반성장이 답이다’ 출판기념회와 국민주권개혁회의 창립대회를 겸해 출정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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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에 휩싸인 20대 국회. ‘장소의 정치학’은 대통령 선거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다. 후보자와 국민을 이어주는 소통의 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후보의 철학과 비전 등을 상징적·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메시지의 총체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공화주의 외친 유승민, 헌정기념관…文·潘 ‘느긋’
25일과 26일에는 바른정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유승민 의원이 차례로 대선 출마 선언에 나선다. 남 지사는 서울 여의도 당사를, 유 의원은 국회 헌정기념관을 출마 장소로 택했다.
한때 경기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를 고려했던 남 지사는 ‘새 정치’ 상징인 바른정당 당사에서 출마를 선언, 경선 참여 의지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당내 경쟁자인 유 의원이 헌정기념관에서 출마 선언을 하는 것은 ‘공화주의자 이미지’를 극대화, 보수층에 안정감을 심어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5년 이른바 ‘국회법 파동’ 당시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외치며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출마 선언 전인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 측은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지난 대선 때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출마 선언을 한 문 전 대표 측은 최적의 장소 물색에 나섰다. 반 전 총장 측도 ‘정치교체’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장소를 찾을 계획이다.
안 전 대표도 공식 출마 선언 전이다. 한 측근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지금은 개혁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안 전 대표는 대선 주자들이 대권 행보에만 집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에는 서울 충정로 구세군 회관 아트홀에서 “제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려한다”며 정치권을 발을 들여놓았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3김 시대에 일반화되지 않았던 출마 장소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는 것은 그만큼 후보의 인물 구심력이 약화됐다는 의미”라며 “설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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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과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이 전 대통령 사무실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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