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017년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1일 야권 대선주자들은 대부분 "국가를 위해 기여해달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대선 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야권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미묘한 온도차도 감지됐다.
반 전 총장과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꿈이룸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보여주신 각오에 비춰보면 뜻밖이라는 생각"이라면서 "좋은 경쟁을 하려고 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은 꼭 정치가 아니더라도 외교나 다른 분야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분이니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하신 그 경륜으로 국가를 위해서 기여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특히 "(집권하게 되면) 반 전 총장으로부터 많은 자문과 조언을 받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대권 구도가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는 정권교체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등 여권 후보의 대권 가도에 청신호가 커진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지금은 대선 구도에 대한 말씀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은) 대한민국의 자산"이라며 "대한민국을 위해 많은 부분을 기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안 전 대표는 "다음 정부는 누가 되든지 외교적인 어려움에 부닥칠 것"이라면서 "그때 유엔 사무총장의 경험을 잘 살려서 국가에 보탬이 되는 많은 역할들을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의 잠룡인 김부겸 의원은 "명예 지키는 길을 선택했다"고 평가하며 "정치적 입장 차이를 떠나 반 전 총장은 대한민국이 낳은 자랑스러운 인물이다. 대한민국과 국제사회를 위해 더 중요한 일을 감당하실 때가 오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은 "반 전 총장께서 이제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아주시기를 바란다"고 했고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유엔 사무총장으로 쌓아온 경륜을 바탕으로 국가 원로로서 더 큰 기여를 해주실 것이라 기대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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