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전 세계적으로 큰 논란을 빚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슬림 입국금지 행정명령이 가장 인기있는 정책 중 하나라는 놀랄만한 결과가 나왔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가 지난 2~4일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90일간 무슬림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과 비자 발급을 중단하고 120일 동안 난민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조치에 지지 의사를 나타낸 이들은 55%에 달했다. 35%는 “강력히 지지한다”고 답했다.
반이민 조치에 반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8%에 그쳤다.
찬반 의견은 지지 정당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공화당 지지자 중 82%가 반이민 정책을 찬성했고 민주당 65%는 반대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내에서 반이민 여론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 올라있음을 확인시켰다. 무슬림 입국금지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얻은 유일한 정책은 불법 이민자에 대한 보호 정책을 펴는 '이민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에 대한 연방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것이었다.
다만 모든 조사에서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었다. CNN과 ORC가 지난주 실시한 조사에서는 무슬림 입국금지에 찬성한다는 여론이 53%였다.
그러나 트럼프는 “반대가 우세하다는 여론조사는 모두 가짜뉴스”라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반이민 정책 지지율이 높다는 폴리티코의 조사를 트위터에 공유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자신의 정책 추진을 뒷받침할 만한 2가지 조사 결과를 잇따라 트위터에 게재했다.
미국 NBC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채텀하우스가 실시한 조사에서 유럽 10개국 국민 중 약 55%가 무슬림 이민의 중단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폴란드에서 찬성율이 71%로 가장 높았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주도로 수용적인 이민 정책을 펴고 있는 독일에서도 무슬림 이민을 중단해야 한다고 응답한 이가 53%로 과반을 넘었다.
그밖에도 미국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에머슨 대학이 지난 5~6일 미국 등록 유권자 6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언론보다 트럼프 행정부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트럼프 행정부를 신뢰한다는 응답률은 49% 언론을 신뢰한다는 응답률인 39%에 비해 10%포인트나 높았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 중 91%는 언론을 믿지 못한다고 답했다.
현재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은 항소법원에서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주 시애틀 연방지법이 미국 전역에서 무슬림 입국금지를 잠정 중단하라고 결정한 뒤 미국 법무부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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