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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1조원' 규모 금호타이어 인수를 두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는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놓고 한국과 중국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한 본계약 체결이 임박하면서 오는 4월 국내 주요 타이어업체인 금호타이어를 한국과 중국 자본 중 누가 품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13일 금호타이어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국영 타이업업체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채권단은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 42.01%를 9549억8100만원에 팔기로 한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사드 배치 후 한국산 제품 수입금지 등 통상보복을 노골화하고 있는 중국에게 국내 2위 타이어 업체인 금호타이어를 넘기는 것을 부담스러워했지만, 입찰단계에서는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본입찰에 참여한 3곳부터 모두 중국업체였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SPA 체결 후 3일 이내에 해당 계약 조건을 박 회장에게 통보하면 그는 30일 이내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의사를 밝혀야 한다. 이로써 늦어도 다음달 안에는 금호타이어 인수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활용해 더블스타보다 1원이라도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다.
박 회장은 올 1월 신년사에서 "금호타이어를 인수해 그룹 재건을 마무리하겠다"며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 마련 완료...SI 찾기 '몰두'
박 회장이 갖고 있는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서는 매각 가격인 9550억원 이상의 인수 자금이 필요하다.
박 회장은 복수의 재무적 투자자(FI)를 통해 인수 자금 1조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개인 자격으로 마련한 자본금 1억원으로 '금호인베스트'라는 이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했다.
현재는 금호타이어 인수 이후 더욱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FI보다 재무적으로 부담이 적은 전략적투자자(SI) 찾기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인수 후에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우선 인수와 별도로 금호타이어가 채권단에게 갚아야 할 채무만 1조5000억원 가량을 안고 있다.
박 회장은 SI 모집 상황에 대해 "도와주려는 곳이 여럿 있는 상태"라며 "SI는 지금도 찾고 있고, (인수가) 끝난 뒤에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 회장은 추가적인 SI 모집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여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기한이 임박해서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 금호타이어 중국 자본 인수...'제2의 쌍용차 사태' 재현 우려
만약 우선매수권을 갖고있는 박 회장이 권리 행사를 포기하거나 인수 자금 확보에 실패할 경우 인수권은 다시 더블스타에 귀속된다.
일각에서는 국내 주요 타이어업체인 금호타이어가 중국 자본에 귀속되면서 '제2의 쌍용차 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상하이자동차는 1조2000억원의 투자를 약속했지만 철수 전까지 투자를 외면한 채 기술만 빼돌려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상하이자동차는 경영정상화에 실패한 채 약 5년만인 2009년 1월 경영권을 포기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같은 전례에 관련 업계는 중국 자본인 더블스타에 대해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인수제안서에 반영한 고용승계와 기업경영, 투자계획 등을 지킬지 여부에 대해서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미국, 베트남 등 9개 생산 거점을 갖고 있고, 세계 주요 자동차회사와 항공기 제조사를 고객사로 둔 매력적인 매물이라 중국 자본에서 눈독을 들였다"면서 "고용승계는 물론 그동안 워크아웃에 있으면서 설비투자가 미진했던 금호타이어에 추가 투자까지 부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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