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지난달 제10대 한국석유유통협회장에 취임한 김정훈 회장은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석유대리점들의 모임인 석유유통협회가 올해 설립 61년째를 맞이한 데다 정회원 53개사, 준회원 570개사 등 600여개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협회 조직을 서둘러 정비하고 각종 현안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김 회장은 경제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1957년 전북에서 태어나 1980년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미국 덴버대학교에서 MBA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부터 GS계열 석유대리점인 SJ오일 회장을 맡고 있으며 군산상공회의소 22대 의원, 군산세무서 세정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협회장으로 취임하기 전에는 그동안 석유 유통 분야에서 쌓은 30여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협회 부회장으로 일해 왔다.
김 회장은 늦어도 다음 달까지는 협회 조직 정비를 마무리한 뒤 본격적인 현안 챙기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알뜰주유소를 비롯해 고속도로 휴게소 내 주유소 문제, 토양오염 및 대기환경 비용 등 각종 이슈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석유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거창한 것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하나라도 성과로 연결해 회원사들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내실 있게 추진할 생각"이라며 "현재 유통 구조가 많은 문제에 직면한 만큼 석유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무엇보다 정부와의 소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는 "알뜰주유소 정책 시행으로 많은 피해를 본 지방 주유소와 석유대리점에 대한 정책이 마련되도록 정부와 적극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석유공사가 알뜰주유소 유통 과정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다수의 알뜰주유소들이 공동구매하는 자립화 방안 등을 출구 전략으로 제시하고 다양한 대책이 마련되도록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노력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토양오염 및 대기환경 비용 역시 김 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사안 중 하나다. 현재는 주유소가 경영난 등으로 폐업할 경우 토양오염 보상금을 내야 한다. 오염 정도가 심하지 않을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수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경우 주유소 업자는 폐업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겠다고 했다. 일본의 경우 정부가 협회 등에 자금을 지원하면 협회가 주유소를 심사해 폐업 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이를 통해 일본 내에 6만여개에 달했던 주유소는 현재 3만5000개까지 줄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과도기적 구조조정 과정을 겪고 있다"며 "연착륙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휴게소 내 주유소 문제와 관련해선 한국도로공사가 판매가격 개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도로공사는 휴게소와 주유소 운영권을 입찰에 부칠 때 기름을 얼마나 저렴하게 판매할지를 평가해 사업자를 선정한다. 또 휴게소 주유소 사업자들이 이 같은 압박에 기름값을 낮춰 가격 인하 여력이 없는 고속도로 인근 주유소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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