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증시와 나스닥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312.39달러에 장을 마감하면서 시가총액 면에서 515억 달러(한화 약 59조원)를 기록했다. 물론 12일 현재(현지시간) 296.84달러로 내려앉기는 했지만 놀라운 일이었다.
테슬라는 2010년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공모가(17달러) 대비 약 17.5배나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만 46% 이상 올랐다. 글로벌 완성차 회사 중에서는 시총 규모로 일본 도요타, 독일 다임러 AG, 독일 폴크스바겐, 독일 BMW, 일본 혼다에 이어 6번째가 됐다. 국내 최대 자동차 회사인 현대차 시가총액(약 38조원)은 테슬라의 3분의 2 수준이다.
테슬라는 2003년 엘론 머스크가 설립한 회사다. 설립된 지 불과 14년밖에 안 된 테슬라가 100년 이상의 역사를 보유한 포드와 GM을 제대로 위협한 것이다.
실상을 들여다보면 테슬라의 연간 판매량만으로는 이런 시총을 기대하기 어렵다. 테슬라는 연간 10만대도 채 판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테슬라의 주가 급등에 의문을 제시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테슬라의 영업실적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12월 결산에서 테슬라는 약 2억20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올해도 약 9억5000만 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 과대평가라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테슬라의 주가가 높게 반영된 이유는 엘론 머스크의 경영에 대한 확신과 테슬라의 잠재력 때문이다. 테슬라의 전기차 기술 경쟁력과 엘론 머스크의 혁신과 도전 정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역시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혁신적인 기술을 높게 평가해 테슬라의 기업 가치가 상승한 것이다. 실제로 테슬라는 올해 1분기에는 전년보다 69% 늘어난 2만5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69% 늘어난 수준으로, 분기 기준으로 봤을 때 테슬라는 사상 최고치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이는 바로 우리 기업 현실에 던지는 테슬라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누군가 나에게 "현대차 주가는 왜 안 오르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이야기 해야 할까. 나는 출입기자일 뿐 다른 증시 전문가에게나 물어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미래가치가 투자자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해서라고 해야 하나. 가끔 현대차에 투자했다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대차의 미래 비전을 고려했다기보다는 단기적인 사업 이슈나 지배구조와 관련한 호재성 이슈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현대차로서는 지금 당장의 주가 상승은 필요한 부분이 아니다. 오히려 직면한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것이 시급하다. 현대차는 최근 중국과 북미 양대 시장에서 돌발 악재를 만났다. 북미 시장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가 여전한 가운데 대규모 리콜 이슈까지 불거진 양상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사드 여파로 지난달 기아차와 함께 총 7만2032대를 팔아 전년 같은 달에 비해 52.2% 급감하며 반토막났다.
최근 모처에서 만난 '중국통' 설영흥 현대차그룹 고문은 사드 여파로 "현대·기아차가 올해 중국에서 200만대 판매해야 되는데 100만대 판매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분명한 것은 투자자들은 이런 상황까지 모두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로소 기업 본래의 가치에 더 주목하기 시작한다. 주가에는 기업의 현재가치뿐 아니라 미래가치도 반영된다고 하지 않는가. 현대차로서는 위기해결능력과 함께 미래 사업 성장성에 모두 주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투자자들의 선택으로 이어질 것이다. 현대차의 미래 가치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진짜로 궁금해지고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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