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최근 케이블TV·IPTV·위성방송 등 국내 유료방송업계가 인공지능(AI)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접목한 신기술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급성장하는 국내 OTT 시장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 딜라이브, SK브로드밴드, KT스카이라이프 등 국내 유료방송업계가 기존 콘텐츠 경쟁을 넘어 첨단 신기술로 한판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케이블TV업계인 CJ헬로비전은 오는 7월 AI가 접목된 UHD 셋톱박스를 공개하기로 했다. 구글의 AI 디바이스 '구글홈' 혹은 아마존의 AI 음성비서 '알렉사'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딜라이브 역시 '딜라이브 플래티넘'과 '딜라이브 UHD'라는 새로운 셋톱박스를 선보이며 홈IoT 서비스 제공을 위한 고삐를 죈다. 글로벌 OTT사업자 넷플릭스와 일찌감치 제휴를 맺은 점을 활용해 향후 AI 서비스 분야 진출의 가능성도 열어둔다.
IPTV업계인 SK브로드밴드는 OTT 서비스 '옥수수'에 AI를 결합해 미디어플랫폼의 다변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IPTV 서비스인 'B tv'에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와 연계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장기적으로 옥수수와 B tv에 AI 기술을 접목한 차별화된 콘텐츠로 해외 시장 진출도 나설 계획이다.
KT 역시 자사의 IPTV 서비스인 '올레tv'와 AI를 융합한 홈 비서 '기가 지니'를 통해 시장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11월 구글과 손잡고 출시한 안드로이드TV 셋톱박스 'skyUHD A+'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같은 AI 기술을 접목시켜 다른 업체들과의 합종연횡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유료방송업계가 OTT 사업에 AI 등의 신기술을 융합하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16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OTT 시장 규모는 4884억원으로, 전년 대비 53.7% 늘어났다. 디지털TV리서치는 오는 2020년까지 세계 OTT 시장 규모가 510억 달러(약 62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구글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IT공룡 업체들도 블루오션인 OTT 시장 선점에 일찌감치 뛰어든 상황이다. 구글은 AI 스피커 '구글홈'과 OTT기기 '크롬 캐스트'를 연동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넷플릭스도 올해 신기술 개발에만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OTT 사업의 부상으로 전 세계 미디어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면서 "가입자 정체와 신규 수익 모델 창출의 어려움을 겪는 국내 유료방송업계 간 OTT 서비스 경쟁은 당분간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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