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비선실세’ 논란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실망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촛불 민심을 받아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충정 어린 결단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16일 새 정부에서 어떠한 공직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공직을 맡지 않더라도 국내에 머물 경우 불거질 수 있는 '비선 실세'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조만간 뉴질랜드로 출국해 장기간 외국에 체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새 정부가 원활하게 출범할 수 있는 틀이 짜일 때까지만 소임을 다 하면 제발 면탈시켜 달라는 청을 처음부터 드렸다"며 "머나먼 항해는 끝났다"고 말했다.
또한 "비선이 아니라 묵묵히 도왔을 뿐"이라며 "저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니 친문·친노 프레임이니 삼철이니 하는 낡은 언어도 거둬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 전 비서관의 거취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던 문 대통령도 전날인 15일 청와대 관저로 그를 불러 만찬을 함께하고, 양 전 비서관의 강한 공직 고사 의지를 존중하겠다고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만찬에서 새 정부 국정 운영에 한치의 부담을 주지 않고 널리 인재를 발탁해 외연을 확장할 수 있도록 세인으로부터 잊혀 지내겠다며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양 전 비서관의 간곡한 요청을 수락하면서 눈물까지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의원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시절 인재가 없어서 전 정권 출신 인사를 중용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민주정부 1·2기에 걸쳐 중용됐던 경우"라고 언급하며 "(반면) 문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부터 영입·발굴한 인재가 차고 넘친다"고 강조했다.
최 전 의원은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권력을 만들 때 어울리는 사람"이라며 "순항할 때보다는 어려울 때 더 의지가 일어나는 편"이라고 공직에 뜻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에게 신세 지는 것은 국민께 신세 지는 것인데 정권교체 과정에서 국민께 진 신세를 조금이라도 갚는 길을 택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라며 "대통령께도 선거에서 이기는 일 외에는 제 거취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이미 말씀드렸다"고 언급했다.
최 전 의원은 다만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개인의 성공을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의 전제"라며 "걱정되는 일, 언젠가 올 어려움을 막거나 대비하는 일을 생각한다"고 향후 역할론을 시사했다.
그는 지인에게 남긴 글을 통해 “마침내 정권교체가 되고 제가 존경하는 노변(노무현 전 대통령), 문변(문재인 대통령) 두 분이 대통령이 됐다. 살아오면서 이만한 명예가 어디 있겠나. 영광이다”며 “마침내 저도 자유를 얻었다.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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