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서훈 국가정보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국정원 개혁과 북핵 문제 해결·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전체회의를 열어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서훈 국정원장은 임명장을 수여받은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국정원 개혁과 관련 "오늘 취임하면 바로 첫번째 조치로서 국내 정보관의 기관 출입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 국정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축하드린다. 엄중한 시기에 아주 무거운 짐을 맡았다"면서 "국정원의 궁극적인 완전한 개혁 방안은 앞으로 좀 더 논의해서 좋은 방향을 찾아야 하는데. 그때까지 우선적으로라도 아까 국내 정치 정도 만큼은 철저하게 금지하는, 그것은 국민들께 우리가 여러 번 드렸던 약속이니만큼 꼭 좀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 원장은 "어려운 시기에 국정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겨주셔서 정말 어깨가 무겁다"면서 "공약, 개혁 과제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개혁이라는게 조금 아픔을 수반하는 건데, 그런 역할을 국정원 출신으로서 국정원 직원들과 함께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자, 서 국정원장은 "각오하고 있다. 사실 국정원 출신으로서 스스로 자기 조직을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 다른 진통 못지 않은 개혁’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감내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잠시는, 개혁하는 동안에는 아픈 일이겠지만 결국 과정을 거치고 나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정보기관으로, 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서 원장은 "직원들을 잘 추스려서 반드시 개혁을 성공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당장은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기 때문에 말하기 이르지만 앞으로 결국은 우리가 여러가지 수단을 총동원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고 그것을 통해 북한 핵폐기와 함께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대전환도 이뤄내야 한다"면서 "그 점에서도 국정원이 해야 될 역할이 아주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그런 부분도 유념해서 목표를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서 원장은 이날 오후 취임식 후 국내정보 담당관 제도를 즉각 폐지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국정원내 부처ㆍ기관ㆍ단체ㆍ언론 출입 담당관은 이날부로 모두 전면 폐지됐다.
이번 조치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던 국정원의 정치개입 단절과 개혁 실현을 위한 획기적이고 단호한 조치의 필요성에 따라 이뤄졌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서 원장은 이와 함께 국정원의 중장기 발전과 정보업무 역량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을 위해 ‘국정원 발전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발전위에는 국정원 내부 직원 뿐 아니라 전직 직원, 외부 전문가까지 포함돼 국정원 개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서 원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직원들에게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 해야 한다”며 “이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도태될 것이고, 규정과 질서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응분의 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면서 “무관용의 원칙이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국정원에서 지연, 학연은 사라지고 직원들은 철저하게 능력과 헌신만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모든 인사카드에서 출신지를 지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지금 어려운 길에 들어서려 한다. 팔이 잘려 나갈 수도 있다. 필연 많은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상처 없이 다시 설 수 없는 상황에 와있다”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국정원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완전히 새로워지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이후 국민들로부터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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