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쌍용자동차가 LG와 손잡고 친환경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2019년 순수전기차(EV) 출시를 목표하는 쌍용차는 전기차 부품 분야에서 국내 최고 경쟁력을 보유한 LG전자와 협업을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 단숨에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LG전자는 친환경차 기술부터 부품,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내부적으로 양사는 개발로드맵을 토대로 구체적인 협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쌍용차 한 관계자는 "친환경차 프로젝트에 대해 LG와 협의 중인게 맞다"며 "LG 계열사의 부품과 기술 협력 등에 대해서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디젤 SUV가 주력인 쌍용차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양산형 친환경차가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 디젤차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보고, 규제 강화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더이상은 친환경차 개발을 미룰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쌍용차는 기존 완성차업체가 거쳐간 하이브리드차를 뛰어넘어 바로 순수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계획이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도 이와 같은 맥락에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모기업 마힌드라와 협업을 통해 경쟁력 있는 순수전기차(EV)를 2019년 말 출시하는게 목표다"라고 공언했다.
그동안 쌍용차는 EREV(주행거리연장전기차)와 EV 개발을 동시에 진행해왔다. 과거 2015 제네바모터쇼와 37회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ENVEX 2015)에서 '티볼리 EVR' 전기 콘셉트카 등을 공개하며 EREV 신차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EREV는 순수전기차와 같은 구조에 발전용 엔진을 추가한 실용형 전기차라고 볼 수 있다.
쌍용차가 순수전기차로 방향을 튼 것은 EREV와 비슷한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500만원으로 전기차에 비해 적고, 가격경쟁력 등을 고려했을 때 EV가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여겨진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배터리와 배터리 매니지먼트시스템(BMS) 분야에서 LG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R&D가 약한 쌍용차가 협업을 통해 전기차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자동차용 통신모듈의 일종인 텔레매틱스, 차량용 공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분야 등에서 글로벌 톱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다. LG이노텍은 조향장치 등에 쓰이는 모터 통신모듈, 자율주행용 카메라 등을 제조하고,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만든다. LG하우시스는 차량 내·외장재, LG CNS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을 하고 있다.
이미 LG하우시스는 쌍용차에 납품을 하고 있으며, 또 LG의 통신 계열사인 LG유플러스는 쌍용차와 커넥티드카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에 쌍용차가 단숨에 전기차를 개발하는데 LG는 가장 적합한 파트너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LG와 협력에 대해 현재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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