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창범 기자 = ‘근로시간’‧‘최저임금’ 관련, 노동단체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처음으로 기업과의 현장 소통에 나섰다.
하지만 노동현안에 대한 중소기업‧재계의 소원수리는 이뤄지지 않은 채 기업이 양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국정기획위는 김연명 사회분과위원장을 중심으로 8일 오전 10시에 중소기업중앙회를, 오전 11시 30분에 대한상공회의소를 연달아 방문, 기업들과의 첫 공식 만남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먼저 찾은 중기중앙회에서 “역대 최고의 중소기업에 맞춘 정부가 될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그런 만큼 일자리창출을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김 위원장에게 바로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1만원 인상’에 대한 우려를 표출했다.
박 회장은 “국정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정확한 실태파악과 현장 의견수렴부터 해 주길 바란다”며 “지불 능력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시행하면서 고용유연성 확보 등 제도개선을 병행해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선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300인 미만에 대해 4단계로 세분화해 시행시기를 연장 △법정시간 52시간 단축 시행시 노사합의로 특별연장근로 상시 허용을 제시했다.
또 최저임금 1만원에 대한 방안으로는 △노사정 사회적 합의를 통한 단계적 인상 △상여금, 식대 등 각종 수당, 현물급여를 포함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정도의 급격한 인상”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기업들이 양보를 해달라”며 “대신 5년간 충분한 대화를 가져가면서 추진하겠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방안 등을 제시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사실상 기업계 의견이 반영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재계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와의 간담회에서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정부의 고용 및 일자리 정책에 대해 “너무 이르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박 회장은 “같이 협의해서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주안점을 두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국정 전반에 대한 큰 원칙도 타협을 통해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답해, 향후 다시 현장을 찾을 것임을 암시했다.
그러나 이날 열린 간담회에선 새정부와 재계가 마찰을 빚던 노동현안 등에 대한 해법은 제시되지 못했다.
한편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도 이날 오전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들과의 간담회에 이어 오후에는 중소기업 단체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열며 첫 스킨십 행보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참석한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노동정책 추진과정에 대한 아쉬운 점을 전달하면서,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타협하는 과정을 거칠수 있도록 시간을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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