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새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한 가운데, 산림청이 단기 고용직인 '산불전문예방진화대'와 '산불감시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두 분야가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일자리 양은 2만2000여개에서 1만개 정도로 절반 이상 줄지만, 일자리의 질은 공무원처럼 높아진다.
특히 산불 예방·진화업무가 전직 공무원이나 지역 유지와 관련된 일명 '산피아'의 돈벌이로 전락한 상황이어서, 향후 청년 일자리로의 전환과 함께 산림분야의 적폐 청산 효과도 커질 전망이다.
지난 9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산불전문예방진화대'와 '산불감시원'을 청년층 위주의 질 좋은 일자리로 바꿔 산림 재난을 효과적으로 대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단기 고용직인 산불전문예방진화대·산불감시원을 정규직 공무원인 '전문관'이나 준공무원인 '청원산림보호직'으로 채용한다는 복안이다.
현행법상 산불전문예방진화대와 산불감시원은 비정규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새 정부의 정규직 전환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정부는 그러나 기간제나 단기고용직도 공공부문 일자리의 정규직화 과정에서 포함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세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간 산불전문예방진화대는 산림청·지방자치단체가, 산불감시원은 지자체가 각각 일당 5만5000원, 5만원을 지급하는 단기 일용직 형태로 운영됐다.
60세 이상 노년층의 용돈벌이로 전락한 두 직업은 1년에 5개월만 근무할 수 있고, 2년 이상 재취업이 안 되는 대표적인 '질 낮은 일자리'로 꼽힌다.
이에 따라 업무 전문성과 책임감이 결여돼 산불 진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올해 산불전문예방진화대는 1만762명(산림청 1405명, 지자체 9357명), 산불감시원은 1만1230명 등 두 분야 총 2만1992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예산은 각각 1008억원, 1000억원으로 총 2008억원이다.
이 예산이면 2만2000여개의 단기 고용직 대신 산림청 1000명, 지자체 3000명 등 4000개의 질 높은 정규직 일자리로 바꿀 수 있다.
1인당 연봉으로 따지면 특근, 야근 등 각종 수당을 포함해 3000만원 초반대일 것으로 추산된다. 인건비를 제외한 나머지 예산은 운영비로 쓰인다.
4000여개 일자리 중 5%가량인 200여명은 산불특수진화요원으로 뽑아 대형산불에 효과적으로 대처한다. 산림청은 단계적으로 1만여명의 젊은 산림재해 전문요원을 발굴하기로 했다.
전문관이 되면 월급과 승진, 호봉, 수당, 연금 등 7~8급 공무원 신분이 보장된다. 청원산림보호직의 경우, 준공무원 신분이지만 호봉과 공무원 연금 가입 등이 가능한 8급 공무원 대우를 받는다.
신규 인력은 △산불 감시와 잔불 정리 등 산불 예방·진화 업무 △산사태, 병해충 예방·방지 △산림자원 무단 채취단속 등 산림보호 역할을 맡는다. 한 분야에서 최소 2년 이상 일할 수 있어 경험과 노하우를 탑재한 현장 전문가로 활약할 예정이다.
일자리위원회 관계자는 "이달부터 공공부문 일자리 실태조사를 통해 8월 중순에 구체적인 기준 등이 담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로드맵'을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며 "상시·지속업무나 생명·안전 분야를 중심으로 비정규직을 감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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