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서 발견된 무인기, "북한 것으로 확인"…5시간30분간 남한 상공 비행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이 21일 북한 무인기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지난 9일 강원도 인제군에서 발견됐던 소형 무인기가 북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국방부가 21일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강원도 인제에서 추락한 소형 무인기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중앙합동정보조사팀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이번 인제군 추락 무인기의 비행경로를 분석한 결과, ​지난 달 2일 북한 지역인 강원도 금강군 일대에서 발진해 군사분계선(MDL) 상공을 통과했다.

이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 기지에서 회항한 뒤 지난 9일 강원도 인제군 남면 야산에 추락했다. 이 무인기는 외형이 유사한 2014년 백령도 추락 무인기보다 항속거리가 2배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백령도 무인기는 항속거리가 180∼300㎞로 추정됐지만, 인제에 추락한 무인기는 전체 비행거리만 약 490㎞에 달했다.

아울러 이 무인기는 5시간30분 간 남측 지역을 비행했던 것으로 밝혀졌고, 비행하는 동안 남측에서 550여장의 사진을 촬영했다. 이 가운데 사드 기지를 촬영한 사진은 10여장으로 무인기는 지난 5월 2일 오전 10시 정각 이륙해 같은 날 오후 1시 9분께 사드 기지를 촬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시기는 주한미군이 사드 기지에 사격통제용 레이더, 발사대 2기, 교전통제소 등 핵심 장비를 반입한 지 불과 6일이 지난 시점이다.

북한이 사드 장비의 배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무인기를 날려 보낸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된다.

국방부는 "남북 간 상호 간 관할 구역 침입 또는 공격을 금지한 남북불가침 합의를 위반한 명백한 군사 도발"이라며 "북한의 이번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며 모든 도발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정전협정에 따라 이번 북한의 도발에 대한 유엔사의 조사를 요청했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은 제2조 16항에서 상대방 군사 통제 아래 있는 지역과 인접한 해면의 상공을 존중한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