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본토 주식인 A주가 ‘4수’ 끝에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에 성공했다. 이로써 중국 자본시장 개방과 위안화의 국제화 추진에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딛게 됐다.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기관인 MSCI는 21일 연례시장분류심사 결과를 발표해 중국 A주가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됐다고 밝혔다고 중국증권망이 21일 보도했다.
A주 편입 대상 종목은 222개 대형주로, 대상종목 시가총액의 5%만 부분적으로 편입된다. 이로써 A주는 MSCI 신흥시장 지수의 약 0.73%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실제적인 A주 편입은 내년 5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레미 브리언드 MSCI 총괄이사는 "국제 투자자들이 중국 A주의 접근성 개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면서 "MSCI 편입을 위한 모든 조건이 충족됐다"고 말했다.
중국 증권당국도 "MSCI의 이번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며 즉각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장샤오쥔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증감회) 대변인은 21일 "이는 글로벌 투자자의 수요에 순응하는 필연적 조치로, 중국 경제의 안정 속에서 글로벌 투자자의 양호한 발전 흐름에 대한 전망과 중국 금융시장의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 자본시장은 더욱 개방적인 태도로 외국인 투자자를 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A주 시장은 시가총액 7조 달러 규모로 전 세계에서 미국 뉴욕증시에 이어 두 번째로 크지만 시장 접근성 제한, 불투명한 매매거래정지제도, 금융상품 사전승인제 등을 문제 삼아 MSCI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편입을 유보해왔다.
이에 중국 당국은 그동안 후강퉁과 선강퉁을 통해 외국인들에 역내 주식시장을 개방하고, 불투명한 관련 규정을 정비하며, 외국인 투자 제한 등을 대폭 완화하는 등 MSCI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MSCI도 중국 A주 편입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올 3월 편입 기준을 바꿨다. A주 거래정지 상태의 종목이 많다는 우려에 대처하기 위해 편입종목 대상군을 중국 A주 전체가 아닌 후강퉁과 선강퉁을 통해 투자 가능한 대형주로 축소하고 유통 시가총액의 5%로 제한한 것.
이에 따라 중국 A주의 MSCI 지수 편입에 따른 즉각적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A주 편입이 발표된 21일 중국 증시는 뚜렷한 상승세 없이 비교적 평온한 모습이었다.
MSCI 측은 A주의 부분적 편입 이후 초기에 중국에 유입될 자금을 170억∼180억 달러(약 20조원)로 예상했다. 각 기관들은 이미 후강퉁, 선강퉁, QFII(적격외국기관투자자) 등을 통해 약 2000억 달러의 글로벌 기관 자금이 중국 증시에 이미 유입돼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중국 증시로의 자금 유입 규모는 100억 달러 내외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UBS은행은 A주의 MSCI 편입으로 중국 증시에 80억~100억 달러의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금공사는 97억 달러(약 11조원) 자금이, 국금증권은 약 117억 달러 자금이 중국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이는 중국 자본시장의 국제화라는 상징적 의미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유입되면서 중국 주식시장 투자환경이 개선되고, 시진핑 지도부가 추진하는 위안화 국제화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훙하오 보콤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기관투자자 중심의 투자 패러다임 전환으로 중국 증시의 시장화·국제화·규범화 개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왕신제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애널리스트도 "글로벌 자금의 중국 자산 배치에 동력을 부여해 중국 자본시장의 국제화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중국 위안화의 국제적 영향력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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