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아시아 5개국의 외환 보유액은 총 6조 달러를 넘었다. 전체 외환 보유고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중국에서만 3조원 넘게 보유하고 있다.
1996년에만해도 이들 국가의 외환보유고는 1조달러를 넘지 못했다. 금융위기로 아시아계 회사들은 줄지어 부도를 냈고 통화 가치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고 중앙은행들은 고정 환율제를 변동 환율제로 바꾸면서 환율 방어 부담을 줄였다. 지난 1997년 태국 중앙은행은 바트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자 고정 환율제를 포기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소비를 늘리는데 집중했다.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처럼 인구가 젊은 국가들은 인구 배당효과를 가져왔다. 중산층이 늘면서 일자리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해외 투자자들은 아시아 5개국 주식 채권시장에 450억 달러를 투자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1996년 332억 달러에서 현재 3785억 달러로 10배 넘게 늘어났다. 태국은 387억 달러에서 현재 1840억 달러로 증가했다. 인도네시아가 183억 달러에서 1250억 달러, 말레이시아는 270억 달러에서 980억 달러로 증가했다. 필리핀도 118억달러에서 8210억 달러로 늘어났다.
아시아 경상수지도 수년간 흑자를 냈고 경제 성장세도 빠르다. 필리핀·인도·중국 등은 연 6%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 규모는 1996년 5980억 달러에서 현재 1조 4110억 달러로 증가했다. 인도네시아는 2747억 달러에서 9324억 달러, 태국은 1380억 달러에서 4070억 달러로 늘어났다. 필리핀이 현재 3047억달러(1996년 918억 달러), 말레이시아가 2964억 달러(1996년 1083억 달러)를 기록했다.
외화부채율이 국민총소득(GNI)의 50%를 넘었던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은 지난 20년간 20~30% 수준으로 줄였다. 1996년 태국 GNI 대비 외채 비중은 63.3%에서 35.2%로 낮췄다. 인도네시아는 58.3%에서 37%, 필리핀은 51.1%에서 22%로 떨어뜨렸다. 다만 말레이시아의 경우 41.3%에서 66.3%로 늘었다. 우리나라는 24%에서 26%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유럽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아시아 신흥시장 자본 이탈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아시아 경제 펀더멘탈이 강해 과거 위기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루피아, 필리핀 페소, 말레이시아 링깃 등이 2018년 말까지 최고의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BI증권의 소마 츠토무 매니저는 "아시아 국가는 과거 위기에서 많은 돈을 쓴 만큼 급격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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