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마이너스통장의 한도를 최대 1억5000만원, 금리는 최저 2.84%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자 시중은행들도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1억원 내외로 늘리거나 우대금리 영업을 강화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부랴부랴 움직이기 시작했다.
카카오뱅크가 마이너스통장을 앞세워 출범 13일 만에 200만 계좌를 돌파하며 고객몰이에 성공한 데다가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대출 수요가 줄어들 것을 염려한 행보다.
10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은행 17곳의 7월 신용한도대출 평균금리는 4.36%로 6월보다 0.03%포인트 낮아졌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한국씨티은행이 시중은행 중 가장 큰 인하폭을 보였다. 6월 마이너스통장 평균금리는 6.45%였지만, 7월에는 5.88%로 0.57%포인트 떨어졌다.
인하 분위기는 다른 곳에서도 감지할 수 있었다. SC제일은행은 4.66%에서 4.47%로 0.19%포인트 떨어졌으며, 우리은행도 3.86%에서 3.71%로 0.15%포인트 내렸다. 신한은행은 0.11%포인트, KB국민은행은 0.06%포인트 인하했다.
KEB하나은행만 0.05%포인트 인상됐으며, NH농협은행은 변동 없이 3.68%를 유지했다.
카카오뱅크보다 3개월 먼저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도 마이너스대출 금리를 낮추며 대응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가 최저금리 2.84%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실행금액은 3%초반대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시중은행보다 1%가량 금리가 낮아 대출 수요가 급격하게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케이뱅크가 지난달 1일부터 주요 대출상품인 '직장인K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하자 '쏠림 현상'이 빨라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신용한도대출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 시중은행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며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마이너스대출을 포함한 신용대출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