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중국 500대 기업 순위가 공개됐다. 여전히 국유기업이 강세를 보였지만 대대적인 개혁의 영향으로 비중은 다소 줄었다.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에 따르면 중국기업연합회와 중국기업가협회가 10일 '제16차 500대 기업 순위'를 발표했다. 매출 기준 1위 기업은 올해도 국가전력망이 차지했다. 중국 대형 국영석유업체인 시노펙(中石化), 페트로차이나(中石油), 공상은행, 중국건축, 건설은행, 농업은행, 평안보험이 그 뒤를 따랐다. 1~4위 기업의 지난해 매출이 모두 1조 위안을 넘었다.
이처럼 국유기업의 강세가 지속됐지만 매출 증가폭, 전체 순위에서의 비중 등은 줄었다. 1~4위 기업의 전년 대비 평균 매출 증가율은 1.09%에 그쳤다. 사실 국가전력망을 제외한 3개 기업의 매출은 모두 지난해 대비 감소했다.
500위권에 진입한 국유기업은 총 274개로 전체에서의 비중은 54.8%였다. 2002년 순위 발표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비중이 60%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먀오룽(繆榮) 기업연합회 연구부 부주임은 "18차 당대회 이후 중앙·지방정부가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업계 구조조정과 개혁에 주력하면서 일부 국유기업이 순위에서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고속철업체 중국북차와 남차가 합병해 중국중차가 탄생했고, 철강업체 바오강그룹과 우강그룹이 합치면서 바오우철강그룹이 됐다. 최근에는 방산·부동산 기업인 바오리(保利)그룹이 중국경공(中國輕工)과 중국공예(中國工藝)그룹을 흡수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중앙정부 소속 국유기업은 2014년 112개에서 98개로 줄었다.
민영기업은 226개가 순위에 진입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매출 1000억 위안(약 17조3100억원) 이상 기업이 39개로 이 중 23개가 포천지 선정 '2017 세계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자산 1조 위안 이상 기업은 민생은행, 평안보험, 안방보험, 헝다(恒大)그룹, 해외기업 M&A에 거침없는 먹성을 보이는 하이난항공, 완다그룹 등이다. 민생은행 자산은 5조9000억 위안, 평안보험은 5조5800억 위안으로 1, 2위를 차지했다.
인터넷 기업 중에는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이 59위에 올랐지만 알리바바 103위, 텐센트는 109위, 바이두는 213위에 그치며 10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이 외에 미용 전문 쇼핑몰 웨이핀후이(唯品會)가 279위, 철강 온라인 판매업체인 강롄(鋼聯)전자상거래와 자오강왕(找鋼網)이 각각 346위, 457위에 올랐다.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이자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생산업체인 화웨이가 17위에 오르며 IT 관련 기업 중에는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이 외에 세계 최대 PC제조업체 레노버(45위), ZTE(154위) 등도 이름을 올렸다. 세계적인 전기차 업체로 부상한 비야디(148위)도 눈에 띈다.
중국 500대 기업 진입 문턱은 매출 283억1100만 위안(약 4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억6500만 위안 증가했다. 2002년 첫 순위 발표 당시의 20억 위안과 비교하면 13배가 넘는 수준이다.
500대 기업 순익 총액은 2조8273억 위안(약 489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3.18% 늘었다. 500대 기업 총자산은 256조13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무려 14.76% 급증하며 2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후 불안했던 중국 경기가 최근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연결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올해 새롭게 순위권에 진입한 기업은 인터넷 방화벽, 라우터, 무선인터넷 등을 다루는 IT기업 선저우(神州)디지털(DCN), 택배공룡 순펑택배 등 55개이다. 신규 진입 기업의 총 매출은 3조188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37.06% 급증하며 고속 성장세를 보였다. 선저우디지털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405억31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무려 8748.43%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순익 증가율도 1790.45%에 육박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강세였지만 비중은 줄었다. 245개가 제조업 기업으로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이는 순위 발표 후 처음으로 50%를 밑돈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