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래 전략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부품 부문에서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전자가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계열사간 시너지를 내며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오디오 전문업체 하만의 인수합병(M&A) 소식을 알린 이후 1년 가까이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G전자, 모토쇼.M&A 등 적극적 행보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14~2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처음으로 참가해 앞선 자동차 부품 기술력을 선보인다.
이로써 LG전자는 세계 3대 모터쇼에 모두 참가하며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게 됐다.
이번 행사에서 LG전자는 글로벌 완성차 고객들을 대상으로 12일부터 15일까지 자동차 핵심 부품을 전시하는 비공개 부스를 운영한다. LG화학의 차세대 배터리 소재 및 배터리팩, LG하우시스의 차세대 내외장재와 경량화 부품 등도 소개한다.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 사장은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집결하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참가로 고객과의 접점을 더욱 확대하게 됐다”며 “완성차 고객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LG전자의 앞선 자동차 부품 기술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LG전자는 계열사 간 유기적인 협력구조를 완성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차량용 음향기기 등의 전자제품은 LG전자, 배터리는 LG화학, 통신부품과 일반모터는 LG이노텍,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 차량용 경량화소재 등 내외장재는 LG하우시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개발은 LG CNS가 각각 맡아 전문성을 높였다.
특히 ‘기술혁신은 내부역량 강화를 통해 이룬다’는 기존의 방침에서 선회해 대규모 M&A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업체 ‘ZKW’ 인수전에 LG전자가 참여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거래가 성사되면 창사이래 최대 규모의 M&A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달 23일에는 ‘전기차용 배터리팩’ 생산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2500만달러(약 285억원)를 들여 전기차부품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이 지역에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삼성전자, 콘트롤타워 부재로 답보 상태
이번 모터쇼에 하만, 삼성SDI 등 자동차 부품 계열사 일부가 참여하고 있을 뿐, 삼성전자 주도로 그룹 차원의 대응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하만의 인수 계획을 밝히며 공격적으로 자동차 부품 사업에 진출할 것을 알려던 것과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이번 전시회 뿐만이 아니다. 하만 인수 계획을 발표한 뒤 1년여의 기간 동안 삼성전자는 사실상 관련 부문의 투자가 멈춰 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장기간 경영공백이 현실화되면서 자동차 부품 사업에 대한 시의 적절한 전략과 방향성 제시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하만을 인수할 당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유럽 부품사를 추가로 사들여 자동차 부품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부품 자회사인 ‘마그네티 마렐리'를 삼성이 인수할 것이란 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사업은 여러 사업이 합쳐져 전체를 이루는 특성상, 계열사들을 통합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최근 구본무 회장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LG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방향성을 잃은 삼성이 이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차이를 보이는 이유”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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