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조상 디자인(안). [이미지=서울시 제공]
초인종 의인으로 불리는 고 안치범씨가 서울시 명예의전당에 기록된다. 작년 9월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잠든 이웃들을 모두 대피시켜 구한 안씨는 정작 본인은 유독가스에 질식해 스물여덟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서울시는 시정 발전에 공이 큰 7명(단체 1곳 포함)을 '2017년도 서울의 얼굴'로 최종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시는 시민들이 많이 오가는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연결통로 벽면에 헌액자의 스토리동판 부조상을 설치할 예정이다.
김복동 할머니는 1992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임을 스스로 공개했다. 그간 전시 성폭력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의 인권운동을 꾸준히 펼쳤다. 국경없는 기자회로부터 '언론의 자유를 위해 싸운 세계 100인의 영웅'에 선정되기도 했다.
고 안치범씨는 지난해 9월 새벽, 서울 마포구의 한 원룸 빌라에 불이 나자 119에 신고한 뒤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각 집마다 초인종을 눌러 이웃들을 깨웠지만 자신은 결국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서울시 수영선수 출신인 고 이혜경씨는 2015년 7월 경북 왕피천 용소계곡에서 물에 빠진 젊은 남녀 두 명을 구하고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평소에도 등산 중 실족한 노인을 심폐소생술로 구하는 등 선행을 펼쳐 이름없는 천사라 불렸다.
문화부문의 남문현씨는 조선시대 장영실이 발명한 우리나라 최초의 디지털·자동물시계인 자격루를 573년만에 원형대로 복원, 2007년 국립고궁박물관 개관에 맞춰 설치했다. 자격루 복원과 관련 연구·출판 등으로 과학문화재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사랑의복지관 장애인 치과진료실 설립자로 중증장애인과 저소득층 어린이에게 꾸준히 무료봉사 활동을 펼친 치과의사 김광철씨,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소외된 이웃들의 가정을 찾아 이·미용 봉사를 실천 중인 단정이봉사단이 헌액자로 선정됐다.
김인철 행정국장은 "'서울특별시 명예의전당'은 이웃사랑에 대한 헌액자들의 발자취를 영구히 보존하는 곳"이라며 "청소년에게는 교육의 장이, 나아가 사람냄새 나는 서울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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