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동석X윤계상 '범죄도시', 정석을 비틀다

[사진=영화 '범죄도시' 스틸컷]

2004년 서울 가리봉동. 중국 하얼빈에서 넘어온 장첸(윤계상 분)과 일당들은 극악무도한 방식으로 세력을 모으기 시작한다. 조직들의 규칙을 무시하고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몸을 불리던 장첸의 소식을 접한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는 이들을 한 방에 쓸어버릴 작전을 세우고 이를 실천한다.

영화 ‘범죄도시’(제작 ㈜홍필름㈜비에이엔터테인먼트·배급 메가박스㈜플러스엠 ㈜키위미디어그룹)은 강윤성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2004년 왕건이파·2007년 흑사파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놀라우리만치 기존 액션·범죄드라마 장르의 규칙을 충실히 이행한다. 기본 골조를 비롯해 등장인물들의 성격, 전개 방식 등이 정석에 가까운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나 강윤성 감독은 이 ‘정석적’인 인물들의 농도를 달리하며 여타 액션·범죄드라마와는 다른 결을 완성해냈다. 바로 괴물 형사 마석도와 악랄한 보스 장첸을 통해서다.

주먹 한 방으로 모든 악당을 제압하는 마석도는 그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인물로 그려진다. 통쾌하고 속 시원한 액션과 마석도만이 선보일 수 있는 유머를 접합해 매력적 인물로 표현된다. 이는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자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강윤성 감독은 과장된 인물 주변에 아주 현실적인 인물을 배치, 밸런스 조절을 능히 해냈다. 두 대비가 가져오는 재미와 현실적 배경, 마석도라는 과장된 인물을 매끄럽게 하나로 엮어냈다는 평이다.

조선족에 대한 편견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우려된다는 이야기도 들리지만, 영화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만큼 2004년과 2007년 벌어진 실제 사건에 충실히 초점을 맞추고 또한 그들을 소탕해낸 형사들에 대한 예의를 차린다. “사건이 끝난 뒤에야 현장에 나타나는 형사들이 아닌 제대로 일하는 형사들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주연배우 마동석의 말처럼 최근 한국영화에서 보여준 형사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무능력한 모습 대신 슈퍼 히어로에 가까운 모습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또한, 공공연히 배우 마동석과 오랜 친구라고 밝혀온 강윤성 감독인 만큼 마동석이라는 배우의 매력과 장기를 가장 잘 표현해냈다. 마동석이라는 인물로 하여금 가질 수 있는 장점 역시 속속들이 챙겼다. 악랄한 조직 보스 장첸 역의 윤계상 역시 눈에 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 디자인한 악당 장첸은 그 당시의 사회상을 적절히 담아내면서 현실적인 모습으로 극의 밸런스를 맞춘다.

거기에 위성락을 연기한 진선규와 양태 역의 김성규 역시 윤계상의 연기를 묵직하게 뒷받침하며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을 완성시켰다. 극의 팽팽한 긴장감을 더하고 작품의 리얼리티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한 번 보면 쉬이 잊히지 않는 강렬한 연기를 해냈다. 오는 3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21분, 관람 등급은 청소년관람불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