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등 주요 중앙은행 수장들이 현재의 인플레이션 둔화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라며 점진적 금리인상에 의견을 같이 했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글로벌 긴축 정책에 편승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옐런 의장은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해 "미국 인플레이션 성장 둔화는 일시적인 것이며 내년 이후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향후 몇 년간 완만한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연준이 연내 금리 인상에 자신감을 표하고 있지만 세계 경제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감춰진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앞선 지난 12일 같은 회의에서 "지금은 기뻐할 때가 아니다"면서 "정책 관계자들은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현재와 미래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와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도 옐런 의장의 의견에 동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믹 타임스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9월 기준 1.5%에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ECB가 오는 26일 예정돼 있는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신호를 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ECB 연례 포럼 연설에서 나온 드라기 총재의 긴축 시사 발언으로 국채 금리와 유로화 가치가 상승했었다.
ECB가 테이퍼링을 공식화하면 미 연준에 이어 긴축 정책에 동참하는 셈이 된다. 연준은 지난달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10여년만에 처음으로 보유자산 축소 계획을 발표, 돈줄 죄기를 시작했다.
외신에 따르면 ECB는 경제상황 개선을 반영, 월간 600억 유로(약 80조원)에 이르는 채권 매입 규모를 최소한 절반으로 축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 매입 한도를 2조5000억 유로(약 3331조원) 정도로 보고 남아 있는 매입 한도 분배 방법 등을 논의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15년부터 양적완화로 자산매입프로그램(APP)을 시작한 ECB는 9월 말 현재 보유 자산 규모가 2조 1200억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