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신과함께-죄와 벌' 영화의 성패 가를 오리지널리티

영화 '신과 함께'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소방관인 자홍(차태현 분)은 일생을 치열하게 살아왔다. 한평생 타인을 위해 일하던 그가 화재사건으로 목숨을 잃자 저승의 삼차자이자 변호인을 도맡은 강림(하정우 분)과 해원맥(주지훈 분), 덕춘(김향기 분)은 저승에서 펼쳐지는 7번의 재판을 돕기 위해 자홍을 찾아온다.

저승 법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사후 49일 동안 7번의 재판을 거쳐야만 한다.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7개의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한 자만이 환생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것.

염라대왕(이정재 분)에게 천 년 동안 49명의 망자를 환생시키면 자신들 역시 인간으로 환생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삼차사는 자신이 변호하고 호위해야 하는 48번째 망자이자 19년 만에 나타난 정의로운 귀인 자홍의 환생을 확신한다. 그러나 재판을 거듭하며 자홍의 숨겨진 과거가 하나 둘씩 발견되고 예상치 못한 고난과 맞닥뜨리게 된다.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 ㈜덱스터스튜디오·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미스터고’ 등 특유의 휴머니즘과 따듯한 유머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김용화 감독의 신작이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해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신과함께-죄와 벌’은 여러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작품이다.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1부, 2부를 동시에 연출했으며 한국적 사후 세계를 스크린에 구현해 영화의 80%가량을 그린 매트에서 촬영했다. 이에 원작 팬들은 물론 영화 팬들 역시 기대와 동시에 우려를 드러냈던 상황.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가장 우려였던 CG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고 사후 세계 및 원작의 큰 드라마 줄기를 이어가되 한국의 보편적 정서를 보강, 저승 세계라는 가상의 공간을 실감 나게 구현해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7개의 지옥이다. 원작 웹툰 속 상상력에 그쳤던 지옥이 압도적인 풍광으로 태어났다. 김 감독은 불, 물, 철, 얼음, 거울, 중력, 모래 등 7개의 자연의 물성을 차용하고, 대자연의 압도적인 풍광을 통해 가장 한국적인 지옥의 풍경을 담아냈다. 지옥마다 자연의 특색을 접목해 새로운 차원의 비주얼을 완성해냈는데 이를 즐기는 것 또한 영화의 큰 재미로 느껴질 것이다.

영화의 호불호를 가를 만한 부분은 영화의 오리지널리티다. 김 감독은 오랜 시간 연재해 방대한 서사를 가진 영화를 스크린에 함축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축소하고 압축시키기에 이른다. 웹툰 원작 작가인 주호민의 말처럼 “웹툰은 한국의 신화를 조렸고 영화는 그것을 더욱 조려 엑기스만 모아둔” 셈이다.

평범한 회사원인 자홍 캐릭터는 러닝타임 139분간 동안 관객을 설득시키기 위해 소방관이라는 극적인 설정을 취하게 됐고 변호사인 진기한은 저승 차사의 리더 강림과 엮어 새로운 인물로서 탄생하게 됐다.

거기에 영화의 오리지널리티가 부각, 한국적 보편적 감성 및 가족애가 극대화되었고 극 중 캐릭터들의 성격과 관계성 등이 기존과는 차별성을 띤다. 원작의 담백함보다 한국적 정서를 강조, 기존 한국영화의 구성을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처럼 영화와 별개로 독립적 구성을 취하게 된 작품의 오리지널리티를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영화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39분 관람 등급은 12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