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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배석규 칼럼니스트]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시아파 분파 가운데 하나가 ‘암살’이라는 말로 떠올리게 하는 이스마일파다. 여러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어 관심과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 종파가 바로 훌레구의 원정군에 의해 함락된 대표적인 시아파다. 이들이 몽골군에게 장악된 것은 바그다드가 함락된 것보다 먼저다. 훌레구의 군대는 이스마일파를 제압한 뒤 바그다드로 향했다.
이 종파도 8세기 후계자 선정과정에서분쟁을 겪으면서 이스마일이라는 인물을 받들고 갈라져 나온 분파다. 이들은 특히 아바스 왕조의 수니파와 격렬한 투쟁을 이끌면서 한 때는 아라비아 반도를 휩쓸 정도로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이스마일의 한 분파는 10세기 이집트를 점령하고 그 곳에 ‘까이라’라는 새로운 도시를 건설했는데 그 도시가 바로 지금의 이집트 수도 카이로다. 그러나 11세기 후반 들어 힘이 약해지면서 이스마일파는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진 듯 보였다.
▶ ‘암살자’의 기원 알라무트 이스마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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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엘부르즈 산맥]
이 말은 십자군 전쟁을 통해 유럽으로 흘러들어 간 뒤 암살자를 뜻하는 말로 바뀌었다. 바로 대마초를 먹고 암살행위를 저질렀다는 데서 대마초가 암살자라는 말로 대체된 것이다. 엘부르즈 산맥은 지금 이란의 수도 테헤란과 카스피해 사이에 동서로 걸쳐 있는 산맥이다. 이 산맥은 카스피해 연안을 따라가다가 동쪽에서 후라산과 만난다. 엘부르즈 산 속의 알라무트 성채를 방문했던 사람들이 전하는 것을 보면 이 성채는 산 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 바위산 정상의 천혜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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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알라무트 성]
지금도 현장에는 성벽을 쌓았던 벽돌무더기가 있고 바위 사이에 대형 우물도 있어 오랜 포위에도 견딜 수 있었던 천혜의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현장을 방문했던 언론인들이 전하고 있다. 이들 암살자 집단의 얘기 역시 이 근처 지방을 지나면서 전해 들었다는 마르코 폴로가 기록해 놓고 있다. 마르코 폴로가 훌레구의 이 지역 정벌이 있은 지 18년 후에 타브리즈에서 발흐로 이동해 갔으니 엘부르즈 산 근처를 지난 것이 거의 확실하며 이 지역을 지나면서 이스마일파에 대한 얘기를 들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 마르코 폴로가 기록한 암살자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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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마르코 폴로(드라마)]
암살자들은 죽는다 해도 자신이 몽혼 상태에서 즐겼던 낙원으로 돌아간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체포돼 처형장으로 끌려가면서도 그들의 얼굴은 황홀감에 젖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대마초를 먹여 비몽사몽(非夢似夢)한 상태에서 암살행위를 자행하도록 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 공포의 이미지 남긴 이스마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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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스마일파 언급(동방견문록)]
중동지역 경영을 노리는 몽골이 으스스하고 공포감을 주는 이미지를 지닌 이들 집단을 가장 우선적으로 제거해야할 대상으로 꼽은 것은 당연했다. 훌레구는 뭉케로부터 서방정벌을 지시 받고 나설 때부터 이스마일파 제거와 압바스 왕조의 토벌 임무를 부여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란 주변지역은 이미 칭기스칸이 아프간과 이란 일부 지역을 정복한 이후 오고타이가 그곳에 이란총독부를 설치하면서 나름대로 지배권을 확보했다. 비록 느슨한 형태이기는 하지만 지금의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이란,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지역 등이 몽골의 영향권 안에 있었다. 이처럼 이슬람 동부 지역 대부분이 영향권 아래 들어와 있었기 때문에 이스마일파만 굴복시키면 이 지역은 사실상 평정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 훌레구의 산중요새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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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몽골군 중동 정벌]
강을 건넌 뒤 이스마일파와 산중의 요새가 공격 목표라고 모두에게 알렸다. 이 상황에서 반 몽골노선을 표방했던 이스마일파의 진영에 변수가 생겼다. 당시 교주인 모하메드 3세가 측근에게 살해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뒤를 이어 교주가 된 루큰 웃 딘 프루샤(Rukn ad din Prusha)는 아버지와는 달리 전쟁을 피하는 대신 교섭을 통해 가능하면 탈 없이 지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훌레구는 프루샤에게 계속적으로 양보를 얻어내면서 목표물에 대한 포위망을 좁혀 갔다.
▶ 더욱 두려운 존재로 부상한 몽골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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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몽골군 중동 정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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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몽골군 이슬람지역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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