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삼성전기의 적기 투자와 사업구조 다각화 전략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31일 지난해 매출액 6조8385억원, 영업이익 306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3.4%, 영업이익은 1155.0%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3년 이후 4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LCD(액정표시장치) TV, 컴퓨터 등에 들어가는 MLCC(고성능 적층세라믹콘덴서) 수요 증가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MLCC는 스마트폰 등 기기에서 전기를 회로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부품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2015년 MLCC 생산력 증대를 위해 필리핀 현지법인의 공장증설에 288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이어 2016년에도 중국에 MLCC 생산공장 증설투자를 실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가 대규모 생산 설비 투자를 단행한 덕에 적기에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기는 올해 IT(정보·기술)용 MLCC는 고부가 제품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유지해 나갈 전망이다. 산업·전장용 MLCC도 자율주행, 전기차, 5G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고객사 다변화 전략
또 삼성전기는 주력 제품인 카메라모듈의 고객처 다변화에도 적극 나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기의 카메라모듈 대부분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만 탑재되고 있었는데, 이 구조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2016년 발생한 '갤럭시노트7 발화 단종사태'로 상당한 침체기를 겪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만 제품 보급을 집중한 탓에 2016년 영업이익은 244억원으로 전년(3013억원)보다 약 91% 폭락했다.
이에 삼성전기는 2016년부터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를 듀얼카메라모듈 고객사로 확보하고 공급을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카메라모듈에서 중화권 매출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삼성전기는 올해 듀얼 카메라는 플래그십 모델부터 보급형까지 채용이 확대될 전망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PLP 등 신사업 집중
삼성전기는 올해 PLP(패널레벨패키징) 신사업 및 차세대 기판사업 등에 집중해 수익성을 더욱 개선할 계획이다.
이달 초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확실히 높이고 PLP기반 신사업으로 본격적인 성장의 원년으로 삼자”며 “한 단계 더 성장해 세계 최고의 부품회사로 거침없이 도약하자”고 당부했다.
PLP는 삼성전기가 삼성전자와 지난해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한 새로운 방식으로, 웨이퍼 위에 인쇄회로기판(PCB)을 이용하던 패키징 후공정에서, PCB 없이 바로 패널 수준에서 패키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과 연계해 점차 시너지 효과를 높여가고 있다.
기판 사업은 스마트폰에 채용 확대가 예상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용 RFPCBB(경연성 인쇄회로기판)와 미세회로기술(mSAP)를 적용한 메인 기판 등 고부가 제품으로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MLCC 고성능 상품의 가격 상승이 기대되고, 2월 공개 예정인 갤럭시S9에 삼성전기의 고사양 제품이 다수 탑재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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