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부가 자체 제작한 가상화폐 '페트로(Petro)'에 대한 사전 판매에 들어갔다. 완판할 경우 약 60억 달러(약 6조 4476억 원)를 조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지만 효용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3840만 페트로를 개인 투자자에 판매한 뒤 20일(이하 현지시간) 4400만 페트로를 경매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판매 목표치는 1억 페트로로, 화폐가치로는 60억 달러에 달한다.
페트로는 석유, 가스, 금, 다이아몬드 등 베네수엘라에 매장된 천연자원의 매장량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폐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페트로의 최초 판매 단가도 자국산 원유 1배럴 가격 기준인 60달러로 책정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인플레이션이 2600%를 넘어서는 등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리면서 경제 위기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페트로를 발행하기로 했다. 개별 국가가 자체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폐 유통이 정상화될 경우 상당 규모의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그러나 야당의 반발이 적지 않은 데다 식량과 의약품 등 생필품이 부족한 상황에서 페트로 가치가 실효성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온다. 유가 변동성에 따라 화폐 가치가 변할 수 있는 데다 볼리바르화의 실질 가치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베네수엘라 정부에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는 미국이 페트로 매매가 금융제재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한 만큼 페트로의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 등 외신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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