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사임을 결정한 배경은 정치권의 흔들기로 풀이된다. 권 회장은 소위 국정농단을 일으킨 최순실의 측근으로 분류돼 왔다.
18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사퇴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최근 며칠간 출근도 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포스코는 이날 긴급 임시이사회를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권오준 회장은 사퇴 의사를 밝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 2017년 3월 임기를 만료했으나 오는 2020년까지 3년 임기를 연장받은 바 있다.
권 회장의 연임은 순탄치 않았다. 선임될 당시엔 국정 논단의 주력인 최순실씨와 연관됐다는 얘기가 무성했다.
실제 권 회장은 전임자인 정준양 전 회장이 각종 비리 문제로 곤욕을 치를 당시 후임자로 단 한 차례 거론된 바 없다. 다만 사장 선임이 있기 직전 언론의 입방아에 본격 오르기 시작했고, 일사천리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이에 비해 업계 안팎에서 권오준 회장은 포스코를 경영 정상화했다는 우호적인 평가를 받아 왔다.
실제 포스코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취임한 2014년 이후 혹독한 구조조정을 전개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한 때 71개까지 불어났던 국내 계열사 수를 2017년도 말 기준 38개로 절반 넘게 줄였고, 해외 계열사 역시 181개에서 124개로 큰 폭으로 감소시켰다.
지난 4년 동안 권오준 포스코호가 거둔 누적 재무개선 효과는 7조원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에는 3년 만에 연결기준 매출 60조원대에 복귀했다. 영업이익은 4조621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런 공적과 달리 청와대는 전 정권과 관련된 권오준 회장을 안 좋게 봐 았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권 회장은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경제사절단 외 같은해 11월, 12월 각각 인도네시아, 중국 방문 때도 동행에서 제외된 바 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권오준 회장에 대한 청와대의 시각이 안 좋았던 게 사실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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