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는 인도에서 농업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모디노믹스(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경제 정책)가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민심 달래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지만 효과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코노믹타임스가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도 농업 단체 수십곳은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우유와 농산물 등 주요 1차 농산물의 공급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단체 행동을 시작한 상태다. 2년간 가뭄이 이어진 데다 화폐 개혁 등 일방적인 모디노믹스에 대한 피로감이 겹치면서 불만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모디 총리는 2019년 상반기에 치러질 총선을 염두에 두고 정부 보조금을 늘리는 등 농산물 가격 조정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효과를 낼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수입산 농산물에 고율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내수 시장에 인공 호흡 조치를 내렸지만 전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이미 지속적인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탓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최근 보도를 통해 "모디 총리는 공약을 통해 25개 주요 작물에 대해 평균 생산 비용 대비 50% 높은 수준의 지원금을 설정한 상태지만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의 쌀 생산량의 최대 20%가 수출되는 상황에서 농민들이 해외보다는 정부 대상 판매를 선호한다면 내수 공급 과잉에 따라 추가 가격 하락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재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 모디 총리로서는 농민들의 이번 대규모 행동 이후 완전한 농업 개혁이 새로운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인도 통계청에 따르면 인도의 올해 1∼3월 경제성장률은 7.7%로 7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는 경제성장률 8.1%를 기록했던 지난 2016년 2분기(4~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문별로는 건설업이 11.5%, 제조업이 9.1%로 가장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외신들은 지난 2016년 화폐개혁에 이어 지난해 7월 실시된 상품·서비스세(GST) 정책이 자리를 잡으면서 경기 침체가 서서히 회복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도 전역의 29개 주(州)마다 달랐던 부가가치세를 하나로 통합하는 GST 정책이 도입되면서 타격을 받았던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제도에 적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는 최근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를 추월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 국가'의 위상을 재탈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인도가 올해 이후에도 평균 7%가 넘는 경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