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두고 미국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약속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회담은 추후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틀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았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지켜본 전문가들의 평가를 모아본다.
▲ 미국 과학자 연맹(FAS)의 애덤 마운트는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합의문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표현은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다만 회담이 실패로 끝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합의문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 검증가능하거나 불가역적이라는 표현이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앞서 기대했던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비해서 상당히 약하다(weaker)”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회담을 실패로 규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합의문이 약하다는 표현이 북·미정상회담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만약 진심에서 대화가 계속되고 한반도의 갈등이 낮아지는 결과가 나온다면 그것은 성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2017 노벨평화상 수상단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의 베아트리스 핀 사무총장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분명하게 합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해법을 지지한다. 그렇지만 핵군축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 이것(합의문)은 핵무장 단체가 더 환영할 만한 소식 같다”고 말했다.
▲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비핀 나랑 정치학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북·미간 비핵화와 체제보장 합의를 두고 “모호하고 의미없는 보장을 대가로 모호하고 의미없는 약속”을 했다고 적으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 헤리티지 재단의 올리비아 에노스 아시아 연구센터 정책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은 “놀랍도록 모호하다”면서 북·미간 비핵화 개념의 차이를 좁히려는 시도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합의문은 앞서 남북간 대화에서 나온 분위기 좋은 성명일 뿐이며 사실상 지금부터 어디로 나아갈지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추후 논의를 약속한 것은 긍정적 신호였다고 덧붙였다.
▲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조엘 위트 선임 연구원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았다. 그는 WSJ에 "이번 결과는 미국과 북한이 추후 구체적인 논의로 신속히 이동하고 두 정상 간 논의의 틀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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