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증가의 영향으로 베트남 내 중산층이 늘어나는 가운데 전통 식료품 업계에서의 소비는 감소하는 반면 여행과 자동차, 가전 제품 등 고가 소비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인 닐슨 베트남에 따르면 800여곳의 전통 식료품 가게 중 52%가 향후 1년 이내에 영업 성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베트남 소매업체 신뢰지수(VRCI)는 68포인트로 지난 2016년보다 6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소비자 신뢰 지수가 상승세를 보인다는 조사내용과 상반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베트남 국영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베트남 소비자 신뢰 지수는 124포인트로 전년 동기 대비 9포인트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 신뢰 지수는 체감 경기에 대한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지표다.
최근 베트남 소비자들은 고가품 소비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51%는 생활비가 충당되면 새 옷을 구입하겠다고 밝혔다. 휴일에 돈을 쓰거나 새로운 전자기기 구입, 주택 수리 등에 소비하고 있다는 응답자도 40%를 넘었다.
중산층의 해외 여행 건수도 증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유로모니터의 조사를 인용,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베트남 내국인의 해외 여행은 지난 몇년간 연평균 10~15%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 회사인 BCG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베트남에서 월평균 소득이 714달러를 넘는 인구는 전체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3300만명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에서 중산층이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고급화 경쟁 속에 고급 맥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지 언론인 베트남넷브릿지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의 고급 맥주 시장은 연평균 15%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저가 맥주 시장(4.8%)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을 보였다. 고급 맥주 점유율은 30%에 달해 2014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응우옌후옹꾸인 닐슨 베트남 전무이사는 "강력한 외국인 투자 흐름과 가계 소득 증가, 적절한 정부 정책과 맞물려 소비자들 사이에서 낙관론이 번지고 있다"며 "다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여행과 자동차, 가전제품 등 고가형 소비로 편향되고 있어 전통 가게에서의 소비는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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