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21년까지 북한의 비핵화를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가운데 미.북 관계 변화를 위한 대화가 이르면 다음 주 진행될 전망이다. 2박 3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갖고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내용을 전하고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제 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남한과 북한에서 매우 좋은 소식(very good news)을 접했다"며 "알다시피 나는 3일전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엄청난 서한(tremendous letter)을 받았다. 우리는 북한을 존중하고 있으며,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언급된 서한은 구체적으로 어떤 친서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될 것이다(We will be)"라고 말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높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리용호 외무상을 다음 주 뉴욕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북한 대표자들에게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능한 한 빨리 만날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미.북 협상은 빈과 뉴욕에서 투 트랙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에 열리는 빈 회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까지 완성될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과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시간표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이 약속한 내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달초 방북한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은 김 위원장이 면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내 비핵화 시간표를 언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2차 북미회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정치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11월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정부는 북한 문제에서 성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 정치상황이 요동칠 수 있으며, 그 파장이 비핵화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탐사보도 전문 언론인 팀 셔록은 20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전문가 좌담회에서 "북한은 핵 시설 폐기를 이야기하면서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에 대해 언급했다. 이는 싱가포르 회담에서 약속됐을 가능성이 높은 종전선언에 대한 요구라고 생각한다"면서 "당시 양국은 북·미 관계 개선 평화라는 원칙에 합의했다. 북한은 이를 얻기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상응조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이번 회담에 대해 "문 대통령 어려운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했다고 본다"면서도 앞으로의 북핵문제 해결의 과정이 녹록치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현재 미국에 기대하는 제재해제와 관계 정상화 등은 쉽지 않은 과제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원하는 선언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중국, 러시아 등 이해당사국들의 이해를 조율하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미국 정계 내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셔록 역시 "북한은 트럼프뿐만 아니라 민주당과 미국 내의 보수적인 싱크탱크들의 존재에 대해서도 인지해야 한다. 민주당은 트럼프 노선에 대해 모두 반대하고 있으며, 진보적 인사들마저도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 강경파보다도 매파적 입장을 취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토론 참석자인 김홍규 아주대 교수는 "중간선거 이후 결과가 트럼프의 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다"면서 "이번 중간선거 이전까지의 기간이 북핵문제에서는 매우 중요한 시기였으며, 이때 남북회담이 열린 것은 시기적으로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인 것은 북한 문제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관심과 적극적으로 움직이고자 한 의지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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