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이슈] 애플, 아마존 등 中스파이칩 의혹 일파만파...세계는 진실공방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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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8-10-2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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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과 아마존, 미국 대형 통신사에 중국 스파이칩 탑재 의혹

  • 양사 의혹 전면 부인...中도 "증거 없어"

  • 블룸버그 "최소 17명 취재원 확인"

미국 슈퍼마이크로의 데이터서버에서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의 스파이칩. [ 사진=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한국 대비 보안강국으로 손꼽히는 미국조차 스파이칩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이다. 현재 미국의 글로벌 IT(정보기술) 대기업과 통신사 서버에 중국의 스파이칩이 숨어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세계가 진실 공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미국 블룸버그의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BBW)’의 보도였다. 이 매체는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보안전문가를 인용, 중국이 미국의 애플과 아마존 등 주요 기업에 납품하는 전산 서버에 초소형 스파이칩을 심어 국가 기밀과 기업 정보 등을 빼돌렸다고 보도했다. 육안으로는 쉽게 구분하기 어려운 좁쌀크기의 초소형 칩으로, 서버 부품 속 은밀한 위치에서 발견됐다고 BBW는 설명했다.

해당 서버를 공급한 슈퍼마이크로사는 대만계 미국인이 설립한 데이터서버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본사는 미국 새너제이에 있으나, 생산은 중국 공장에 하청을 주고 있다. BBW는 이 과정에서 스파이칩이 탑재됐다고 주장했다. 배후로 중국 인민해방군의 산하 조직을 지목했다. 미국 본사 관계자, 뇌물 제공 등으로 생산 공장에 위장 취업했다는 설명이다.

BBW는 애플은 2015년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이상 현상의 원인을 찾다가 스파이칩을 처음 발견, 7000여대에 달하는 슈퍼마이크로 서버를 모두 교체했고, 아마존은 칩 제거 방식이 아닌 모니터링을 택했다. 이 매체는 10일에 미국의 한 대형 통신사 네트워크에도 중국이 심어놓은 스파이칩이 있다고 추가 보도했다.

해킹 스캔들의 당사자들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아마존은 BBW와 슈퍼마이크로 서버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였으나 스파이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19일 버즈피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파이칩에 대해 조사했으나 어떤 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진실이 하나도 없다”며 BBW에 보도를 철회해줄 것을 요구했다. 애플 측은 앞서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블룸버그 보도는 부정확한 정보”라고 반박했다.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도 관련 보도에 대해 ‘근거 없는 유언비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매체는 “미국 대기업 서버에 스파이칩이 심어졌다는 중대한 사건에 대해 미국 기업들은 아무 말도 못할 필요가 있나”라며 “그들은 중국 기업을 고소하지도 않았고, 관련 사건을 명백히 밝히지도 않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대(對)중 전략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미국 당국에서도 현재 BBW 보도를 부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커스텐 닐슨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기사를 뒷받침할 만한 어떤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다만 새로운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점은 우려된다.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 10일 상원 미국 의회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조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의원들에게 “신문 기사나 잡지 등 당신이 읽고 있는 것에 대해 조심하라고 말하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BBW는 현재 미국 정부 전·현직 관리자 6명, 애플과 아마존 관계자, 보안전문가 등 최소 17명 이상에게 확인하고 보도한 기사라고 적극적으로 응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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