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최근 급락장에서 반등세를 나타냈지만, 투자자들이 앞으로 더 큰 고통을 감수해야 할지 모른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연말에 증시가 강세를 띠는 '산타랠리'의 실현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22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월가의 유력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주식 투자전략가는 최신 보고서에서 최근 뉴욕증시의 반등은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데드 캣 바운스'는 죽은 고양이도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튀어 오른다는 말이다. 증시에서는 장기적인 하락장이나 약세장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반등을 의미한다.
윌슨은 "우리는 S&P500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을 확실히 밑도는 걸 확인하려 한다"고 말했다.
뉴욕증시는 지난 10~11일 이틀 연속 급락했다. 다우, S&P500, 나스닥 등 3대 지수가 모두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처지며 하락장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냈다.
S&P500지수는 지난주 반등세가 돋보였지만, 이날 다시 200일 이동평균선(2768) 아래로 꺾였다. 이날 지수는 전날보다 0.43% 내린 2755.88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도 기울기는 마찬가지였다. 나스닥지수만 유일하게 장기 추세선을 웃돌고 있다.
윌슨은 "우리는 '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며 "반등 시도는 지속적인 게 아니라 단기적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투자가 몰린 성장주와 기술주, 임의소비재 관련주가 시장에 고통을 안기면서 대다수 투자자가 마땅한 패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윌슨은 시장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가치주로 몰리면서 투자자들이 최근까지 선호했던 성장주가 하락 압력을 받게 됐고, 올해 다른 업종보다 수익률이 높았던 기술업종에서도 투자자들이 서둘러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주는 대표적인 성장주다.
성장주를 대표하는 러셀1000성장지수는 최근 1개월간 6.3% 떨어져 러셀1000가치지수보다 낙폭이 1%포인트가량 더 컸다.
윌슨은 올해 말 산타랠리가 실현될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랠리를 주도해온 기술주와 재량소비재 관련주의 하락 추세로 보면, S&P500지수가 6~8%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JC 오하라 MKM파트너 수석 시장 기술분석가는 대규모 투매가 이미 지난 일이 됐다며 연말 증시 향방을 낙관했다.
그는 S&P500지수가 지난달 20일 고점에서 5.5%, 1년 고점에선 이미 17% 하락했다며, 이는 이미 상당한 투매가 일어났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S&P500지수가 지난 21거래일 동안 불과 5일밖에 오르지 않은 것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오하라는 전미기관투자자협회(NAAIM)의 펀드매니저 설문조사 결과도 낙관론의 근거로 제시했다. 지난주 주식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 비중을 축소했다고 답한 이가 58%에 달했는데, 2016년 이후 이 비중이 60%에 가까워진 뒤에는 주식 투자 비중이 다시 높아졌다는 것이다.
오하라는 "S&P500지수가 2825선 이상에 근접하면 증시 약세론이 무효가 될 것"이라며 약세론자들에게는 2600선이 목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지수가 2825선을 밑도는 기간이 길어지면 2710선이 등락 여부를 가늠할 고비가 될 것으로 봤다.
마켓워치는 시장에서 강세론과 약세론이 맞서고 있는 만큼 당분간 변동성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20.04를 기록했다. 지수는 보통 10~20 사이에서 움직인다. 12 미만이면 변동성이 낮고, 20을 웃돌면 변동성이 높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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