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회사인 화웨이(華為)가 중국 '벼 품종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위안룽핑(袁隆平)이 이끄는 연구팀과 협력해 바닷물에서 자라는 벼를 생산 및 개발하고 있다고 IT즈자(IT之家)가 7일 보도했다. 향후 중국 농업의 스마트화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보인다.
위안룽핑은 중국의 인구가 급증하자 1970년대 수확량이 많은 벼 품종 개발에 나섰으며, 품종 개량과 유전자 연구 등을 통해 염분에 강한 벼 품종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후 지난해 1월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외곽 사막에 대규모 농경지를 조성해왔다.
매체에 따르면 후허우쿤(胡厚崑) 화웨이 순환회장은 최근 지난해 8월부터 위안룽핑과 협력해온 사실을 밝히면서 "중국은 염분이나 알칼리성이 너무 강해 곡식을 재배할 수 없는 황무지가 100만㎢에 달하는데, 농업의 스마트화로 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이 거대 황무지를 10%만 개발해도 중국 쌀 생산량을 5000만t 더 늘어나 2억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얘기다.
후 회장은 "4D기술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벼 품종을 개량·배양·생산하는 모든 과정을 컨트롤하면 된다"면서 "구체적인 사항은 향후 밝히겠다"고 말을 아꼈다.
최근 중국에서 인구 고령화와 기후변화 등으로 농산물의 지속가능한 생산이 어려워지자 농업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어그테크(Agtech)’가 미래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외곽 사막에 바닷물에서 자라는 벼의 산출량을 ㏊당 4.5t까지 늘리는 데 성공해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섰다. 여기서 생산된 쌀은 위안룽핑의 이름을 딴 '위안미(袁米)'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으로 판매되고 있다. 2020년 이후 농경지 면적을 추가 확장할 계획이라고 매체가 전했다.
하지만 중국 과학계 내부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곳 논의 염분 농도는 ℓ당 6g정도로 실제 바닷물보다 염분 농도가 5분의 1 정도로 낮기 때문에 '바닷물에서 자라는 벼'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것. 바닷물에서 자라는 벼 품종을 배양하려면 앞으로 3~5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왕펑(汪峰) 광둥(廣東)성 농업과학원 연구소장은 “중국 인구 대비 식량 부족 사태가 언제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여건에서 재배가 가능한 벼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에서 바닷물이라는 악조건에서 벼를 재배하려 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화웨이와의 협력으로 조만간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전망하는 중국 과학자도 늘어나고 있다. 장궈둥(張國棟) 산둥(山東)성 칭다오 해수도연구발전센터 부센터장은 “중국 농업의 스마트화에 '바닷물에서 자라는 벼' 품종은 상당한 성장 잠재력이 있었지만 그동안 상용화하기에는 갈 길이 멀었다"면서 "하지만 화웨이의 기술력으로 실제 바닷물에서 자라는 벼를 재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