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통상전쟁이 격화하면서 지난해 중국의 대(對)미국 직접투자액(FDI)이 80% 넘게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로펌인 베이커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자본의 대북미, 유럽 지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73% 줄어든 300억 달러(약 33조6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6년래 최저치라고 홍콩 명보(明報)는 14일 전했다.
특히 중국의 대미 직접투자액은 지난해 48억 달러로, 전년 대비 84% 급감했다. 비록 중국기업의 에너지 자원 투자가 늘면서 대캐나다 직접투자액은 두 배 이상 늘어난 27억 달러에 달했지만, 북미 전체 지역에 대한 중국 자본 투자는 80억 달러로, 전년 대비 75% 감소했다.
베이커맥킨지는 이는 중국 당국이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을 엄격히 제한한데다가 미·중 통상전쟁이 격화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기업들은 해외 자산 매각에도 속도를 냈다. 지난해 중국기업은 유럽·북미 지역에서 각각 50억 달러, 130억 달러어치 자산을 내다 판 것으로 집계됐다.
베이커맥킨지는 이는 중국 정부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정책 등으로 기업들이 '부채 다이어트'에 나선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2015~2016년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을 점령했던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속속 해외 자산을 내다팔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미국에 보유한 자산을 집중 매각했는데, 매각한 자산은 부동산·호텔·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집중됐다.
한편 지난해 중국의 대외 투자 취소 건도 급증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자본의 유럽 투자는 최소 7건 취소됐으며, 관련 액수는 약 15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2017년과 비교해 3배가 넘는 것이다. 북미 지역 투자는 모두 14건 취소됐다. 액수는 40억 달러로, 전년 대비 65%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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