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젠더(gender·性) 갈등이 정치권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여성주의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대한 비판이 20~30대 남성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면서 정치권도 이에 동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젠더 갈등이 정치권에서 담론화 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표’를 의식해 젠더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여성주의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대한 비판과 이를 둘러싼 정치적 의미, 여성 의원들의 시각 등을 ‘정치와 젠더’를 통해 짚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23일 국회에선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이 주최한 ‘워마드를 해부한다’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바른미래당은 ‘워마드’를 주적으로 설정하고 하·이 두 최고위원이 강력한 공세를 퍼붓고 있다. 별다른 지역적 정치 기반이 없는 대신 20·30 남성들을 세대 기반으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워마드’를 비판하기 시작한 것은 20대 남성층이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 때와 일치한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엔 젊은 남성 60여명이 대거 참여, 세미나실을 꽉 메웠다. 이들은 “기성 페미니스트들이 젊은 여성을 선동하고 있다”, “성매매를 불법화하는 불공평한 세상이 됐다” 등 검증되지 않거나 과격한 발언을 내놓았다. 20대 남성들을 위한다는 바른미래당이 되레 여성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참석자는 “워마드를 없애도 남성혐오 여초카페가 만연해 있다. 근본부터 썩어빠진 기성 페미니스트 여성가족부가 젊은 여성의 피해 의식을 선동하고 있다”며 “워마드는 무한반복 될 것이다. 잡초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했다.
다른 참석자는 “저는 성매매방지 특별법 폐지를 바라는 사람이다”라며 “어느날 성매매를 불법화하는 불공평한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세력이 추진하는 ‘성 구매자 처벌’은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은 그냥 두고 사는 사람은 처벌한다는 식”이라고 했다. 여성의 성을 ‘물건’으로 보는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워마드를 공격하면 여성 전체를 공격하는 것으로 치환하는 논리는 잘못됐다. 오늘 토론회는 여성 전체에 대한 공격이 아니다”라는 이준석 최고위원의 말과 달리 여성에 대한 혐오 정서가 그대로 나타난 셈이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20대 남성들의 표심을 겨냥, 모든 여성 우대 정책에 대해 일종의 ‘일몰 시한’을 두겠다고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은 여전히 여성들이 억압받고 있다는 이데올로기가 지배하고 있다. 20~30대 남성도 가해자라는 프레임을 갖고 있다”며 “시대가 많이 변했다. 20대~30대에선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40대와 50대에선 남녀차별이 존재했기 때문에 여성우대를 해도 납득할 수 있지만 20대와 30대에선 (여성우대 정책이) 지속돼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여성우대 조항에 대해 10년의 일몰 시한을 넣는 개정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앞서 열린 토론회에서 바른미래당의 ‘편 가르기’를 경계했다. 김은경 민주당 여성리더십센터 소장은 ‘한국 사회 혐오와 차별에 대한 현상 진단’ 토론회에서 “바른미래당은 여성 혐오를 이용해 20대 남성 잡기에 뛰어들어 노골적인 편가르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여성 혐오 가사로 비판을 받은 래퍼 산이의 ‘페미니스트’를 추천하는가 하면 워마드와의 전쟁을 선포해 노골적으로 성별 갈등을 부추기고 나아가 여성가족부 해체까지 거론하고 있다”면서 “반면 20대 남성이 겪고 있는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을 해소하겠다는 약속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또 20대 남성의 여성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공략하는 방식이 그들이 처한 사회적 현실을 덮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체 지지율 추이와 20대 남성의 지지율 추이를 보면 큰 차이가 없다”면서 “20대 남성도 다른 연령대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지율 하락 원인이 정부가 여성만 챙기는 데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주장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오히려 정부에 대한 20대 남성이 가진 사회·경제 등의 문제의식은 묻혀버렸다”고 지적했다.
젠더 갈등이 정치권에서 담론화 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표’를 의식해 젠더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여성주의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대한 비판과 이를 둘러싼 정치적 의미, 여성 의원들의 시각 등을 ‘정치와 젠더’를 통해 짚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23일 국회에선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이 주최한 ‘워마드를 해부한다’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바른미래당은 ‘워마드’를 주적으로 설정하고 하·이 두 최고위원이 강력한 공세를 퍼붓고 있다. 별다른 지역적 정치 기반이 없는 대신 20·30 남성들을 세대 기반으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워마드’를 비판하기 시작한 것은 20대 남성층이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 때와 일치한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엔 젊은 남성 60여명이 대거 참여, 세미나실을 꽉 메웠다. 이들은 “기성 페미니스트들이 젊은 여성을 선동하고 있다”, “성매매를 불법화하는 불공평한 세상이 됐다” 등 검증되지 않거나 과격한 발언을 내놓았다. 20대 남성들을 위한다는 바른미래당이 되레 여성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참석자는 “저는 성매매방지 특별법 폐지를 바라는 사람이다”라며 “어느날 성매매를 불법화하는 불공평한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세력이 추진하는 ‘성 구매자 처벌’은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은 그냥 두고 사는 사람은 처벌한다는 식”이라고 했다. 여성의 성을 ‘물건’으로 보는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워마드를 공격하면 여성 전체를 공격하는 것으로 치환하는 논리는 잘못됐다. 오늘 토론회는 여성 전체에 대한 공격이 아니다”라는 이준석 최고위원의 말과 달리 여성에 대한 혐오 정서가 그대로 나타난 셈이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20대 남성들의 표심을 겨냥, 모든 여성 우대 정책에 대해 일종의 ‘일몰 시한’을 두겠다고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은 여전히 여성들이 억압받고 있다는 이데올로기가 지배하고 있다. 20~30대 남성도 가해자라는 프레임을 갖고 있다”며 “시대가 많이 변했다. 20대~30대에선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40대와 50대에선 남녀차별이 존재했기 때문에 여성우대를 해도 납득할 수 있지만 20대와 30대에선 (여성우대 정책이) 지속돼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여성우대 조항에 대해 10년의 일몰 시한을 넣는 개정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앞서 열린 토론회에서 바른미래당의 ‘편 가르기’를 경계했다. 김은경 민주당 여성리더십센터 소장은 ‘한국 사회 혐오와 차별에 대한 현상 진단’ 토론회에서 “바른미래당은 여성 혐오를 이용해 20대 남성 잡기에 뛰어들어 노골적인 편가르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여성 혐오 가사로 비판을 받은 래퍼 산이의 ‘페미니스트’를 추천하는가 하면 워마드와의 전쟁을 선포해 노골적으로 성별 갈등을 부추기고 나아가 여성가족부 해체까지 거론하고 있다”면서 “반면 20대 남성이 겪고 있는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을 해소하겠다는 약속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또 20대 남성의 여성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공략하는 방식이 그들이 처한 사회적 현실을 덮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체 지지율 추이와 20대 남성의 지지율 추이를 보면 큰 차이가 없다”면서 “20대 남성도 다른 연령대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지율 하락 원인이 정부가 여성만 챙기는 데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주장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오히려 정부에 대한 20대 남성이 가진 사회·경제 등의 문제의식은 묻혀버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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