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외식서비스 계열사 ‘CJ푸드빌’이 매각설에 휩싸였다. 매각협상은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업계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지만, CJ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31일 CJ그룹은 “CJ푸드빌에 대한 터무니없는 매각설은 직원들 뿐만 아니라 퇴직금을 털어 생업에 뛰어든 수많은 가맹점주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외식이 돈이 되는 사업이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CJ푸드빌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아픈 손가락’이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간 2016년 단 한해를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사업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영향을 끼쳤다. 급기야 지난해 2월 유일한 흑자 브랜드인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의 지분 40%를 기업공개(IPO) 조건으로 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해외 연기금인 싱가포르투자청(GIC),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에 팔았다.
출점 규제와 경쟁 심화 등으로 외식시장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대표 브랜드인 빵집 ‘뚜레쥬르’·뷔페 ‘빕스’·‘계절밥상’ 등도 이미 주요 상권에서 문을 닫는 등 부침을 겪고 있다.
매각설이 불거졌을 당시 업계의 술렁임도 ‘올 것이 왔다’는 반응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CJ그룹은 ‘푸드빌’을 계속 키워간다는 의지다. ‘한식 세계화’란 목표는 푸드빌을 떼어놓고서는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사진)은 2010년 당시 “제2의 도약을 위한 원년”이라고 선포하며, 10년 뒤를 내다 본 ‘비전2020’을 발표했다. 2020년에는 그룹 4대 사업군 중 최소 2개 이상에서 세계 1등을 달성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때 이재현 회장이 구상한 CJ그룹의 4대 사업군인 △식품·식품서비스△바이오 및 신소재△엔터테인먼트·미디어△신유통으로 계열사들이 묶이기 시작했다.
4대 사업군 천명 이후 이 회장은 CJ푸드빌의 외식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CGV청담이 문을 연 2011년, 그는 해당 건물 2층에 자리한 ‘더 스테이크하우스 바이빕스’를 여러 차례 찾아 시식하고 영화관 개장 직전까지 맛을 개선하는데 의견을 보탰다. 닥터드레 헤드폰으로 영화를 즐기는 등 당시 혁신적이었던 CGV청담의 시도에 걸맞은 음식이 어우러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장은 푸드빌의 해외 진출 매장도 직접 돌아봤다. 뚜레쥬르가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1호점을 낸 2012년, 이재현 회장은 현지에서 계열사 CEO 콘퍼런스를 열고 “제3의 CJ를 베트남에 건설하자”는 주문을 내렸다.
같은 해 9월에는 그룹 사장단과 함께 중국 베이징에서 처음 문을 연 CJ푸드월드 1호점 리두(李渡)점을 방문했다. CJ푸드월드는 푸드빌 계열 외식 브랜드들을 한 데 모은 복합외식공간이다. 당시 이 회장은 “CJ푸드월드는 CJ 브랜드의 실체를 알릴 수 있는 야전기지 같은 곳”이라며 “CJ푸드월드가 CJ 브랜드 강화에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CJ그룹 관계자는 “푸드빌은 토종프랜차이즈란 자부심이 있는 회사다”라며 "CJ란 이름을 걸고 다른 계열사 또는 사업과 연관해 시너지를 내는 만큼 앞으로도 초격차 역량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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