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CJ 지주사 조직 개편을 발표하면서 멈췄던 인사 시계를 다시 정상화하는 모습이다. 이르면 내년 1월 초·중순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임원 인사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게 제기된다. 올해는 실적이 부진한 주요 계열사 CEO를 교체하는 쇄신 인사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CJ그룹은 이날 지주사 조직 개편을 시작으로 그룹 임원 인사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조직 개편에는 분산돼 있던 전략기획실과 사업관리실을 통합해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M) 1실과 2실을 신설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PM1 실장은 이한메 전략기획실장이, PM2 실장은 이종화 사업관리2실장이 맡는다.
재무실과 재무운영실 역시 하나로 합쳐졌다. 지주사 살림살이를 맡을 재무실장에는 기존 재무운영실장인 강상우 실장이 선임됐다.
CEO 교체를 포함한 올해 임원 인사는 이르면 내년 1월 초·중순께 이뤄질 전망이다. 이는 예년에 비해 두 달 늦은 것이다. 작년에는 9월 초 임원 평가를 거쳐 10월 24일에 인사를 했다. 하지만 올해는 임원 평가가 지난달 초까지 진행되면서 내년 초로 미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인사에서 최대 관심사는 최고경영자(CEO) 교체 폭이다. 신세계, 현대백화점, 롯데 등 유통 대기업들이 올해 주요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며 쇄신 인사를 단행한 만큼 인사 발표를 앞둔 CJ 인사 폭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 9월 전체 CEO 중 40%를 교체했다.
지난달 3일 열린 '온리원(Only One) 재건 전략회의'에서 이재현 회장 발언 수위도 쇄신 인사에 힘을 싣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은 계열사 대표와 경영진에게 “그룹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리원 정신을 되새기는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이 위기의식을 드러낸 만큼 조직에 충격요법을 줘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CEO는 내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허민회 CJ CGV 대표,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 김찬호 CJ푸드빌 대표 등이다.
CEO 거취를 가를 주요 잣대는 3분기 실적이 될 전망이다. 최은석 대표가 교체 물망에 오른 것은 실적 하락 때문이다. 지난 3분기 CJ제일제당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8.8% 감소하며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콘텐츠 흥행에 줄줄이 실패한 CJ ENM 영업이익도 71% 급감했다.
오너 4세인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거취도 주목된다. 최근 임원 인사에서는 오너가 3·4세들이 잇달아 그룹의 미래 주력 사업을 맡으며 경영진 세대교체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어서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 실적이 저조한 만큼 CJ그룹도 쇄신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조직에 충격을 줘 기강을 다잡으려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