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집권 이후 3년차를 맞이한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성적표는 그닥 좋지 않다.
먼저 지난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7%에 그쳤다. 2012년(2.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당시엔 유럽발 재정위기로 전 세계의 경제가 휘청거렸던 상황.
2.7%라는 성적표는 박근혜 정부가 예산을 편성했던 2017년보다 낮은 수치다. 2017년 경제 성장률은 3.1%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해 경제정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었다는 해명이 설득력을 잃는 이유다.
고용지표 또한 문제다. 문 대통령 역시 신년 기자회견에서 가장 아쉬운 점으로 고용지표 부진을 꼽았다. 지난해 신규 취업자 증가 수는 9만7000명으로 2009년 이후 가장 적었다. 연간 고용률은 60.7%로 전년 대비 0.1% 포인트 하락했다. 연간 고용률이 하락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을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실업자는 107만3000명, 장기실업자(구직기간 6개월 이상)는 15만4000명으로 통계 작성(2000년) 이래 가장 많았다. 전체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14.4%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분배지표도 악화됐다. 소득5분위 배율은 소득 최상위 20%의 평균소득을 최하위 20%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최상위 그룹이 최하위 그룹 소득의 몇 배를 버는지를 나타낸다. 통계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3분기 자료에선 5.52로 나타나 역대 3분기 최악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1분기 발표에선 5.95로 역대 최악이었다. 소득 최상위 20%가 최하위 20%에 비해 6배가량 많은 소득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반면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316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5.7% 증가했다. 월별 수출액도 지난해 5월부터 6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제조업평균가동률도 72.9%로 전년보다 0.3% 상승했다. 2011년(80.5%) 이후 매년 하락하다가 7년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소매판매액도 전년보다 4.2% 증가, 7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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