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대우조선은 최대 2조 5000억원을 추가 지원받을 수 있다. 현대중공업이 3자배정 유상증자로 대우조선에 1조5000억원을 우선 지원하고, 필요시 1조원을 추가 지원키로 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매각을 위한 거래조건으로 △통합조선법인 출범 △통합조선법인에 대우조선 보유주식 5973만주 현물 출자 △산은 앞 신주발행 △대우조선 앞 유동성지원 등을 내건 상태다. 산은은 동일한 조건으로 삼성중공업에도 인수 의사를 확인할 예정인 만큼, 삼성 측이 의욕 있게 나선다면 지원 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에 유상증자를 하기 때문에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현대중공업의 현금 동원력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수합병이 조선통합법인을 설립한 뒤 지분을 맞바꾸는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공적자금 회수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이번 M&A는 구주 매각을 통한 공적자금 회수가 목적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경영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대우조선의 기업 가치와 고용이 안정되면 주가도 상승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국민 혈세를 더 많이 회수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산은은 이번 M&A로 인한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해 왔고 인력 구조조정도 마무리 단계"라며 "추가 구조조정이 발생한다면 장기적으로 조선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조선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우수 인력 유치와 고용 유지에 매진해야 한다"며 "대우조선이 2년치 수주물량을 확보 중인데다 현대중공업도 상당한 수주 물량을 보유하고 있어 인위적 구조조정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번 인수와 관련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최 위원장은 "이사회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제대로 된 구조개편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과잉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조선 경기가 충분히 회복되지 못해 선박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면이 있었다"며 "이 같은 상황도 개선돼 조선사들의 수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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