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복집의 대표메뉴 ‘복 불고기’ 이미지.[사진= 식신]
접시의 화려한 무늬가 다 보일 정도로 얇은 회는 찰진 식감을, 맑게 끓인 지리는 담백한 살점과 개운한 국물을. 다양한 매력을 가진 복어는 겨울나기 보양 음식으로도 제격이다.
2월 둘째주 소개할 백년 맛집은 설 연휴 후유증을 한방에 날려줄 ‘부산 복집’이다. 1대 사장인 현재 사장님의 아버지와 고모님이 1968년 대구 내당동에서 문을 열었고, 1976년 서울 충무로 스카라 극장 골목으로 이전, 이후 1987년 지금의 극동빌딩 후문에 자리를 잡았다.
대표 메뉴는 향긋한 미나리를 수북하게 얹어낸 ‘복 불고기’. 매콤한 양념이 고루 밴 탄력 있는 살점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럽다. 살짝 숨이 죽은 미나리를 곁들이면 감칠맛은 배가된다.
이 집의 단골이 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투박하지만 정감 있는 밑반찬이다. 동치미, 마늘장아찌를 비롯해 고추장 양념에 버무린 복 껍질 무침은 야들야들 새콤한 맛으로 입맛을 돋워 주고, 꼴뚜기 젓갈 또한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밥도둑이다.
[백년 PICK] ‘복요리’= 맹독을 가지고 있어 전문 조리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 까다로운 식자재다. 하지만 ‘죽음과도 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특유의 맛을 잊지 못하고 찾는 손님들로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복요리가 흔치 않던 70년대부터 복요리를 제공했던 ‘부산복집’은 많은 사람들에게 복어의 맛을 알리고자 연구한 끝에 ‘북 불고기’까지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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