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하노이행 앞둔 트럼프 낙관론…백악관은 '수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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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9-02-2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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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폼페이오 美국무장관 "정상회담 또 해야 할지도"...NYT "백악관, 기대치 관리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닮은꼴 배우인 러셀 화이트(왼쪽)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닮은꼴인 하워드 X가 25일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인 베트남 하노이의 한 호텔 앞 자동차 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임박하자 기대치를 한껏 높이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트럼프의 회담 준비를 주도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미 담판 전망을 낙관하면서도 한 발짝 물러서려는 듯한 모습이다. 외신들은 백악관이 협상 기대치를 관리하며 분위기 조절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북한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내일(25일) 일찍 베트남 하노이로 떠난다"며 "우리 둘은 그곳에서도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때 이룬 진전이 계속되길 기대한다. 비핵화?"라고 썼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낮 12시 30분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하노이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은 핵무기가 없다면 그의 나라가 빠르게 세계의 훌륭한 경제강국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의 지리적 위치와 국민 (그리고 김 위원장) 덕분에 북한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급격히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번 회담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회의론도 일축했다. 그는 "수년간 실패한 사람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이들이 내게 북한과의 협상방법에 대해 말하는 건 정말 우스꽝스럽다"며 "어쨌든 고맙다"고 비꼬았다.

폼페이오 장관도 일요일인 이날 이례적인 광폭행보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낙관론을 떠받쳤다. 다만 그는 폭스뉴스, CNN과 잇따라 가진 회견에서 기대치를 낮추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치 관리에 나선 셈이라고 풀이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회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을 바란다"면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러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시간이 걸릴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이 또 한 번 있어야 할지 모른다. 이번 주에 모든 게 이뤄질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전미주지사협회 연회에서는 이번 회담에 대해  "매우, 매우 특별한 무언가를 할 기회"라면서도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난 단지 (핵·미사일) 실험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조변석개'와 달리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프로그램에서도 일관된 입장을 고수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CNN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 김 위원장의 약속을 실현하기 위한 큰 진전을 이루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이 이미 비핵화를 약속했다"며 "우리는 그가 이번 주에 크게 도약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북한이 핵 위협으로 남아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외신들은 폼페이오 장관의 이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 정상회담 직후 "북한의 핵 위협은 더 이상 없다"고 선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말하고자 한 건 싱가포르에서 이룬 노력 덕분에 미국인들에 대한 위험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역시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발언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안 그래도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부쩍 '미국민의 안전'을 강조하며 이번 회담이 '스몰딜'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그는 지난달 폭스뉴스와 가진 회견에서 "어떻게 하면 미국민의 리스크를 줄여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북·미 간) 대화에서 진전시키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미국민의 안전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미국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앞서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담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를 우선시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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